서울고법 민사30부(재판장 김경종)는 17일 “임 의원이 동료의원들과 사적인 대화를 하는 장면을 몰래 촬영하고 녹음한 것은 통신비밀보호법에서 금지하는 행위이며, 이 대화가 담긴 내용을 인터넷에 게재한 것은 사생활 비밀과 자유를 중대하게 침해한다”며 이같이 판결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임 의원이 공적 인물이기 때문에 국회 본회의장에서 그 모습을 촬영한 것만으로 초상권을 침해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명예훼손과 초상권 침해 주장은 받아들이기 않았다.
임 의원은 지난 6월 YTN이 국회 본회의장에서 상임위 배정에 불만을 품고 당 지도부를 향해 막말을 하는 장면을 촬영해 ‘돌발영상’ 프로그램을 통해 방영하자 “동의 없이 촬영해 초상권을 침해했고 사실관계를 왜곡해 명예를 훼손했다”며 위자료 2천만원과 정정보도를 청구하는 소송을 8월 제기했지만 1심 재판부는 이를 기각한 바 있다.
2심 재판부가 원심을 깨고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인 것과 관련 YTN은 “돌발영상의 내용이 현직 국회의원이 국회 본회의장에서 상임위 배정이라는 공식 사안에 관해 불만을 표출한 것을 전달한 것이고, 몰래 촬영하고 녹음한 것도 아닌만큼 법원의 결정에 이의를 신청하겠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임종인 의원은 “언론자유를 제한하지 않는 범위에서 국회의원의 사생활을 어디까지 보호해야 하는지 판례를 통해 기준을 마련하고자 소송을 제기했다”며 “이번 판결이 언론의 자유와 정치인의 사적활동 관계에 좋은 기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영석 기자 webmaster@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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