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례안 내용=지난해 4월 제정된 안산시여성발전기본조례는 모두 8장 57조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논란의 핵심은 여성단체연합회에 관한 제4장으로 이는 여성단체연합회 구성 및 경비보조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시는 이를 근거로 지난달 제94회 임시회 승인을 거쳐 여성단체총연합회에 3백90만원의 운영비를 지원했다. 하지만 관으로부터 운영비를 지원받는 민간단체가 운영과정에서 자율성과 독립성을 보장받을 수 있는가는 여전히 의문으로 남는다. 내년 지방선거를 얼마 남겨놓지 않은 시점이어서 더욱 그렇다.
시는 이미 지난해 여성단체연합회 구성을 관주도로 이끌다 행정의 권한을 넘어선 민간단체 자율성 침해라는 질책이 잇따르자 뒤늦게 연합회 구성을 포기하면서 '관권개입'의혹을 불러온 조례안 중 일부안을 개정키로 했었다. 운영비를 보조할 수 있도록 한 제4장 33조항을 손질키로 약속한 셈이지만 올 3월 이에대한 시행규칙 개정과정에서 이를 비켜갔다.
조례안 개정=여성발전조례안과 시행규칙 모두 예산지원에 따른 대상을 '단체'로 한정짓고 있다. 하지만 여성의 사회참여를 넓히고 여성복지를 확대하겠다는 조례제정의 기본정신을 감안한다면 지원대상을 단체중심에서 소모임 등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여성단체 '협의체'가 여성단체간 활발한 연대활동을 통해 여성의 문제를 하나로 모아나가야 하지만 현 시점에서 보면 관내 여성단체 협의체가 과연 제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는가엔 적지않은 의문이 남는다.
따라서 먹거리생협 주부책방모임 엄마영어공부모임 등 여성(주부)들 위주의 소그룹 형태로 이미 활발히 활동중인 다양한 생활모임들에 대한 관심과 지원에도 시가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교육 환경 건강 등 각 분야 생활문제를 고민하고 현장에서 실천해 가는 이들 소모임이야 말로 장기적으로 볼 때 여성의 사회참여와 복지증진에 주력군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시의 '단체'중심의 여성정책은 여성발전을 꾀하겠다는 기본취지보다는 단순히 구성 및 예산지원에 따른 행정적 편의만을 고려한 근시안적 정책이라는 질책을 면하기 어렵다.
안산YWCA 유미화 총무는 "여성정책이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소모임지원 등을 통해 사회지도자를 양성해 가는 의식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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