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주년을 맞이한 3.1절, 태극기를 게양하고 나니 TV에서 방영되는 ‘압록에서 두만까지 900마일 리포트’ 방송이 시선을 고정시켰다.
6월 1일 내가 역사기행을 하려고 하는 압록강과 한민족의 聖山인 백두산 그리고 광개토대왕과 太王의 아들 장수왕 능이 있고 조선족이 많이 살고 있는 집안시, 일제 강점기에 임시 정부를 세우고 빼앗긴 나라를 되찾으려 목숨을 바쳤던 안중근의사를 비롯한 선구자들의 모습을 재조명하는 방영물이 가슴을 미어지게 하였다.
그렇다.
중국은 고조선, 고구려, 발해를 중국의 한 지방조직이라며 동북공정을 획책하고 있고 우리 민족의 성산 백두산을 장백산(창바이산)이라 부르며 중국의 소수민족인 만족의 발상지로 만들어 창바이산 신을 신격화하고 있는 것이다. 1962년 조․중 변계조약에 의해 백두산의 5분의 2를 자기들의 땅으로 만든 중국은 1983년 등소평 방문을 시작으로 백두산을 자기들의 영토라고 세계에 알리고 유네스코에 세계 문화유산 등록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2007백두산 원정대는 그들이 장백산이라고 표시한 입구 매표소에 언제부터인지 한글표시가 없어졌다고 하였다. 산을 찾는 외국인들은 백두산이라는 우리의 성산 이름을 알지 못했다. 그들은 오랜 시간 동안 백두산을 자기 영토화 하려고 작업을 준비하고 있었던 것이다. 일제가 한반도를 강점했던 시기에 일본은 중국과 간도 협약을 맺어 용정을 중국에게 넘겼으나 우리가 권원 없음을 이유로 간도협약이 무효하다고 주장하는 점을 의식하고 나중에 한반도가 통일된 후 조중변계조약은 무효라고 주장할 것을 대비하여 서서히 준비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중국은 티베트 영토인 에베레스트 산을 자기들의 영토라고 주장하며 높이를 다시 측정하고 칭장 열차를 그곳까지 연결하여 세계에 알렸듯이 그들은 자연을 보존한다는 명분을 내세우며 연길에 있는 한국호텔을 철거한다고 일방적으로 통보를 하는 한편, 스키장 시설을 확충하여 관광객을 유치하면서 백두산이 자기들의 땅이라는 것을 세계에 알리고 있다. 건설이 한창인 창바이산 공항이 완공되면 연길에서 번창하고 있는 관광산업이 송장하로 이동하는 변화가 일어 날 것이고 우리의 또 다른 핏줄인 조선족은 점차 그들에게 동화될 것이다.
그들은 조선족을 대상으로 한, 소학교를 통합하고 중학교를 없애고 있다고 한다. 관광 산업과 교육정책을 변화시켜 조선족을 뿔뿔이 흩어지게 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한반도 통일을 두려워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한반도가 통일되면 그들은 한민족과 조선족이 뭉쳐힘이 될 것을 두려워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안중근 의사가 거사를 위해 한 달 동안 거주하였던 허름한 집을 민족을 위해 희생한 분들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보존하고 있다는 길림성 훈춘의 조선족, 그리고 역사의 장을 방문하여 아이들에게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선구자들의 혼을 아이들에게 일깨워 주게되어 기쁘다는 우리 방문객의 목소리는 떨렸고 눈가에는 눈망울이 맺혀있었다.
얼마 전, TV에서 안중근 의사의 존영이 누구인지를 묻는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나는 깜짝 놀랐었다. 고등학교 수업 중 역사과목이 선택이라 아이들은 수능에 유리한 과목을 선택하였기 때문에 많은 학생들이 안의사를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최근에는 윤봉길의사가 의거 후 끌려가는 사진이 역사책에서 지워졌다고 했다. 윤의사 유족들은 분명 윤의사가 맞다고 하였으나 학자가 아니라고 하였다는데 기인한 것이다. 하기야 이렇게 어이없는 일이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예전에 라디오 방송을 통해 흘러나온 윤의사 조카의 말이 나를 슬프게 하였고 이같이 엉뚱한 후대들의 모습들이 새삼스럽지 않게 만드는 것이다.
윤의사 조카는 “백부께서 이토 히로부미를 제거한 후 마을에서 우리 윤씨 가문은 제일 못된 놈의 가문으로 낙인이 찍혔고, 식구들은 윤씨라는 성씨를 알리지 못하고 다리 밑을 3년간 전전하였다.”고 하였다.
해란강에서 말달리던 선구자를 생각하며 목청껏 노래 부르리라.
휘날리는 태극기를 뒤로하고 제주도로 떠나는 비행기에 올랐다. 74명이 탑승한 비행기 소리가 거칠다.
(#file1#)
2년 만에 찾아가는 제주!
그렇다. 하루 출근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공직에서 해임된 후 소청심사를 하루 앞 둔 2005년 4월 10일 시청등산동호회와 함께 인천에서 13시간 여객선을 타고 갔던 제주도, 오늘은 비행기로 1시간을 날아 제주도를 찾고 있는 것이다.
내일은 한라산에 오르고, 그 다음날은 우리의 얼을 찾을 수 있는 곳, 그리고 제주도 최대 축제인 2007 들불축제를 관람하고, 마지막 날은 성산 일출봉에서 일출을 맞이하고 김녕 미로공원과 용두암을 둘러보기로 했다.
그렇다. 이번 여행은 한라산에 오르고 단지 관광지를 둘러보는 여행이 아니라 역사 기행인 것이다. 이곳에 왔으니 여러 제주 음식들을 먹어 보자는데 모두 동의를 한다.
J선생 친구가 공항에서 우리를 반갑게 맞이하였다. 제주공항에서 한화리조트까지는 40여분 거리, 제주 시내는 관광객을 맞이하기 위해 봄 단장을 하고 있었다. 하늘거리는 봄 냄새가 내륙 인들을 들뜨게 한다.
리조트 가는 길에 ‘제주 4.3사건 사료관 신축공사’ 안내판이 내 눈을 찔렀다. 이내 신축중인 건물이 뒤로 빠져 나가고 ‘노루 생태 관찰소’ 표식과 함께 미술 장식물이 세워진 리조트 입구로 들어 섯다.
짐정리를 하고 찾아 간 곳은 주택가에 위치한 ‘태선갈비’였다. 제주도 음식 중 유명하다는 뼈 갈비 (내륙에서는 돼지 갈비라 함.)를 잘 하는 집이라 했다. 1대에 3,500원하는 뼈 갈비를 1인당 3대씩 시키고 우리는 ‘한라산’을 단숨에 넘겼다.
어느새 돼지 뼈가 식탁에 수북하게 쌓였고 우리는 내일 이른 시간에 일어나야 한다는 부담을 잊고 ‘내일을 위하여!’ ‘우리의 얼 찾기를 위하여!’ 잔을 부딪쳤다.
안산에 비가 오고 있단다. 이곳도 날씨가 꾸물거리고 있다. 그렇게 3월 1일이 지나갔다.
2007. 3. 1
최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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