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부터 11월까지 관내 경로당 5곳에서 안산YWCA가 우울증 조사를 한 결과, 노인의 90% 이상이 우울증을 나타내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다.(본지 3월21자 보도) 그 중 우울증의 가장 큰 원인은 ‘무관심과 소외감’이었다.

그래서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말이 있듯, 이젠 누구를 의지하기 보단 스스로가 시간을 즐기고, 젊은층만의 특권 아닌 특권을 공유하려 노력하는 노인들이 있어 찾아가 보았다.
단원구 노인복지회관 단원문화학당 디지털 카메라반 “사진을 ‘usb’에 넣어서 사진관에 가서 현상을 하면 되나요?” “머하러 그래… 내 블로그에 올려서 보게 하면 돼지.”?
신세대들의 대화가 아니다.

단원구노인복지회관(관장 장량) ‘단원문화학당’에 디지털카메라반에서 들려오는 자연스런 대화다.
지난 2일 단원문화학당 디지털 카메라반에서는 ‘빛’의 각도와 사진 찍는 법에 관한 강의를 마친 후 추가 질문 시간이 있었다. 그 동안 손자, 손녀들이 필름없이 사진 찍고, 현상하는 모습이 궁금했는지 강의가 6주나 남았는데 사진현상 하는 질문이 대세를 이뤘다.

“네…usb에 저장하셔서 사진관에 가져 가셔도 되구요. 사진 찍은 카메라를 통째로 가져가셔도 됩니다.”“그런데, 픽셀이 큰 사진을 여러개 가져가기는 힘들잖아요...?”
질문들이 예사롭지 않다.
디지털카메라반 강사 김진국 작가의 표정을 보니 ‘늘 있던 일’이란 표정으로 질문에 답변한다.
‘’카페’에 사진을 올리는데 좀 늦게 올라가더라’, ‘usb설치가 잘 않 되더라’ 등의 대화는 이곳에선 더 이상 ‘젊은층의 특구’가 아니다.

시종일관 감탄하고 있던 기자에게 어르신 한분이 이름이 뭐냐고 물어와 이름을 말하니 사진 좀 찍자고 한다. 그리곤 포털싸이트 ‘카페’ 주소를 건네준다. “오늘 바로 올릴테니, 들어와서 보슈…그런데 가입해야해. 꼭 가입해…하하” 자연스레 회원 한명을 추가시킨다. 정말 예사롭지 않다.

그래서일까? 지난 3월 2일 단원문화학당 개강과 함께 시작한 디지털 카메라반은 이런 열정으로 100% 출석율을 자랑한다고 단원노인복지회관 장량 관장이 귀뜸한다.
강의를 맡고 있는 김진국 사진 작가 역시 “강의했던 곳 중 이렇게 열성적인 곳은 처음”이라고 말한다.
‘시간이 너무 짧다’며 콧끝을 찡그리는 ‘우등생’ 한상례(76)할머니 외 19명의 디지털카메라반 수강생들에겐 ‘인생은 아름다워’라는 영화 제목이 자연스럽게 연상됐다.

한편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운영되는 단원문화학당은 안산시 단원구에 거주하는 만 60세 이상의 노인은 누구나 이용 가능하며, 영어, 노래, 한문서예, 사군자, 당구, 탁구, 노인건강체조, 요가, 역학, 하모니카, 컴퓨터반등 53개의 노인 취미활동반을 운영중이다.

또한 각 반에서 배운 학생들이 만든 풍물, 하모니카, 실버악단의 동아리 활동도 활발이 진행되고있다.
이외 단원복지노인복지회관은 재가복지사업, 가정봉사파견센터, 노인일자리사업, 노인돌보미바우처 사업등을 전개해 지역사회 노인을 대상으로 서비스 해 나가고 있다.

최영석 기자  bluepen@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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