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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야 나무야
  • 안산신문
  • 승인 2024.04.24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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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무야 나무야> 그림책을 쓰고 그린 김지영 작가가 만든 책으로 <내 마음 ㅅㅅㅎ>,<내 친구 ㅇㅅㅎ>있습니다. 이 그림책들은 초성 퀴즈의 묘미를 보여줍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을 ㅅㅅㅎ입니다. 이번 <나무야 나무야>는 판화 그림책으로 강렬한 색이 인상적입니다. 책 표지에 있는 많은 나무와 동물 그리고 아이들을 보면서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짐작해 보며 책장을 넘깁니다. 참, 이 그림책은 책장을 위로 넘겨보는 그림책입니다.
 어두운 쪽빛이 가득한 깜깜한 밤. 아주 작은 나무가 태어났습니다. 나무는 어둠이 무섭습니다. 나무는 웁니다. 그때 어디선가 노랫소리가 들려옵니다. ‘도르랑 동동 도르랑 동동 나무야 나무야 아기 나무야 나는야 나는야 너의 친구야 도르랑 동동 도르랑 동동’ 마음이 편해진 나무는 잠이 듭니다. 날이 밝아옵니다. 나무는 자신을 둘러싼 큰 나무들을 봅니다. 커다란 나무들 사이에 새싹 같은 작은 나무. 숲에 봄이 왔습니다. 큰 나무들은 잎과 꽃을 피웁니다. 우리 주인공 나무도 꽃을 피우려고 애를 씁니다. 드디어 작은 꽃 한 송이가 피어났습니다. 그때 지친 나비 한 마리가 다가와서 꿀을 조금 주라고 부탁합니다. 나무는 거절합니다. 한 송이뿐인 꽃. 나비가 앉았다가 꽃이 떨어지면 안 되잖아요. 어느 날 심한 비바람에 나무의 꽃, 어린 가지가 다 꺾어집니다. 앙상한 기둥만 남은 나무. 고개를 들어 보니, 자기 주변에 있는 큰 나무 덕분에 무사했다는 것을 압니다. 나무는 큰 나무처럼 되고 싶어 물어봅니다. 땅속 깊은 곳에서 들리는 노랫소리를 따라가면 큰 나무처럼 된다고 합니다. 땅속 깊은 곳, 노랫소리. 나무는 눈을 감고 가만히 귀를 기울입니다. 오래전에 들었던 노랫소리가 들려옵니다. ‘도르랑 동동 도르랑 동동’ 나무는 땅속 더 깊이 더 깊이 노랫소리를 따라 뿌리를 내립니다. 나무는 무럭무럭 자라서 자신이 가진 것을 숲의 친구들에게 나누어줍니다.
 나무는 깜깜한 밤에 들었던 노랫소리를 따라서 뿌리를 뻗었습니다. 세워진 그림책 아래쪽 있는 나무의 뿌리에는 많은 굴곡이 있습니다. 스스로 뿌리를 내렸던 나무의 힘든 시간을 표현한 것 같아 인상적입니다. 또한 글자가 비처럼 내리거나 바람에 휘는듯하게 표현되어 그림처럼 느껴집니다. 내용의 클라이막스 부분에는 커다랗게 접힌 종이를 왼쪽, 오른쪽으로 펼치면서 독자가 직접 이야기를 만든다는 느낌이 듭니다.
 이 그림책을 보면서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생각났습니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는 모두 내어주었지만 읽는 이는 불편한 마음이 듭니다. 왜 그럴까요? <나무야 나무야> 그림책은 어린나무가 성장하도록 하는데 큰 나무는 제안만 할 뿐 가만히 지켜보고 있습니다. 지쳐서 힘이 없는 나비에게 저리 가라고 말하는 어린나무를 꾸짖지 않았습니다. 심한 비바람 속에서 온몸으로 어린나무를 지켜주고서는 아무런 내색도 하지 않았습니다. 어린나무가 땅속 깊이 뿌리를 내릴 때 옆에서 조용히 응원해 주고 있었습니다. 격려와 응원으로 큰 나무만큼 자란 나무는 자신이 갖고 있는 물과 꽃과 열매를 필요한 모든 이에게 줍니다.
 어두움 속에서 들렸던 노랫소리는 나무에게 편안함과 안정감을 주었고, 나무가 성장하고자 할 때 노랫소리는 나무를 응원하는 조력자였습니다. 주변에 큰 나무와 노랫소리가 있는지요? 여러분은 넓은 토닥임과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어린나무를 보고 있는지요? 자기 것을 지키고자 욕심을 부리던 나무가 숲의 모든 생물에게 자신의 것을 내어주는 커다란 나무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무엇일까요? 봄바람에 흔들거리는 꽃님들이 화사하게 피어나 대지를 물들인 요즘, 가만히 질문에 머물러봅니다.

최소은 (혜윰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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