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경기가 오랜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암울한 현실을 감안하면 건설경기 활성화를 통해 안산경제가 다소나마 숨통이 트이지 않을까 시민들의 기대감이 크다.
하지만 90블럭 뿐만 아니라 신도시 공용의 청사부지인 37블럭과 초지동 와~스타디움 인근에 대규모 주거단지와 상업단지를 조성하는 개발계획이 잇따르면서 혼란과 우려의 목소리도 여기저기서 터져나오고 있다. 총 공사비용만 6조원에 육박하는 이들 초대형 개발사업들이 서로 연관성을 갖지 않고 ‘따로따로’ 추진되고 있는것에 대한 불안감이다.
안산시는 시로 승격된지 지난 20여년 동안 ‘미래 지향적인 도시’ 모델을 갖추기 위해 고민을 반복해 왔다. 당초 인구 30만 계획도시에서 ‘100만 도시’를 준비하는 현재에 이르기까지 삶의 질을 높이고 미래세대를 위해 어떻게 균형적인 발전 청사진을 마련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굳이 시 재정난 압박을 풀기위한 명분을 꺼내지 않더라도 효용가치가 떨어지는 토지를 적절한 방식으로 개발하고 활용하는 것은 도시발전에 있어 매우 유익한 정책임은 분명하다.
다만 일련의 대규모 개발 프로젝트들이 충분한 타당성 검증을 바탕으로 도시기본계획에 맞게 진행되고 있는지는 되짚어봐야 할 일이다. 이들 개발사업들이 외형적으로는 일부 ‘공익적 개발론’을 내세우고 있지만, 내심 주상복합건물을 위주로 하는 다분히 ‘투기적 개발론’의 형태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탓이다.
안산시는 90블럭 개발사업을 계기로 이제라도 안산의 발전적 도시 청사진에 맞는 종합적이고도 장기적인 개발방향을 꼼꼼하게 정리하고 마련해야 한다. 개발사업들 간의 연관성과 미래 청사진 없이 ‘투기적 개발론’만 앞세우는 것은 장래 도시기능의 왜곡을 부추길 뿐이다. 개발업자의 ‘이익’만을 위한 개발정책으로는 결코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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