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자원공사가 다음달 시화멀티테크노밸리 조성사업 착공을 앞두고 기공식 터를 닦는다며 ‘시화호 전망대’ 일대의 갈대를 베어내고 습지를 흙으로 매립하자 환경단체 등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매립공사를 벌이는 기공식 터 주변은 법정보호종인 맹꽁이의 대규모 서식지여서 불법매립 논란까지 일고 있다.

수공은 시화호 북측간석지 924만㎡(약 280만평)에 멀티테크노밸리(MTV)를 조성하기로 하고 다음달 16일 기공식을 가질 예정이다. 수공은 기공식 행사장을 마련한다며 지난 20일 시화호 전망대 인근 간석지에 갈대를 베어내고 주변 웅덩이들을 매립하는 공사를 벌이고 있다.

하지만 매립 간석지 일대 웅덩이에서 법정보호종인 맹꽁이가 집단 서식하는 게 확인돼 환경단체 등이 매립공사 중단을 요구하며 공사현장에 천막을 치고 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매립에 앞서 해양수산부와 협의를 통해 행정구역상 관할 자치단체인 시흥시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도 수공이 이를 무시하고 매립공사를 벌여 불법매립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안산환경운동연합 등은 “불법으로 진행되는 매립공사를 중단하고 이미 매립된 지역은 원상복구 해야 한다”며 “맹꽁이 등 주변에 서식하는 생물종을 반영한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공은 이에대해 “웅덩이가 일시적으로 생긴 것이라 맹꽁이 서식에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돼 맹꽁이 알과 올챙이를 시화인공습지로 옮겼다”며 “문제가 있다면 기공식 이후 원상복구 등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해명했다.

멀티테크노밸리가 들어설 시화호 북측 간석지 일대는 150종 15만 마리의 새들이 찾아오고 고라니, 염생식물군 등 다양한 생물종이 서식하고 있다.

강형민 기자  khm@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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