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조용히 ‘상록’의 뜻을 짚어본다. 늘 푸르름이다. 젊다는 거다. 젊다는 것은 희망과 열정과 패기가 넘쳐 있다는 것이니 무엇이 감히 앞을 가로막을손가?
<상록수>는 지명이지만 심훈이 쓴 소설의 무대이며, 1930년대 당시 밤낮으로 잠이 깊어 불모지였던 농촌에 계몽의 횃불을 올렸던 것임은 우리 국민이면 익히 알고 있고 또 기필코 알아야 하리라. 그럼 심훈은 누구인가? 그는 1901년에서 36년까지의 짧은 생애였지만 소설가이자, 시인이었다.
그가 1930년 3월 1일에 쓴 시 (그 날이 오면> (일제의 압제와 질곡에서 해방되는 그 날이 오면)을 요약하면
나는 밤하늘에 날으는 까마귀와 같이
종로의 인경을 머리로 드리받아 물리오리다
두개골은 깨어져 산산조각이 나도
기뻐서 죽사오매 오히려 무슨 한이 남으리오리까 … 드는 칼로 이 몸의 가죽이라도 벗겨서
커다란 북을 만들어 들쳐메고는
여러분의 행렬에 앞장을 서 오리다
우렁찬 그 소리를 한번이라도 듣기만 하면
그 자리에 꺼꾸러져도 눈을 감겠소이다.
그가 바로 상록수다. 그의 애국심은 가히 순국의 경지이다. 그 혼백은 늘 푸르고 젊으니 역사적으로도 영생불멸의 상징이라 할 것이다.
안산상록대상이라 이름 지어진 것은 심훈처럼 음지에서 묵묵히 일하며 양지로 향하는, 그리하여 ‘여러분의 행렬에 앞장을 서는’ 그런 숨은 일꾼들을 발굴해서 사회의 귀감으로 삼고 또 이들에게 힘을 불어넣어 훈훈한 정이 넘치는 복지사회 건설에 일조를 하겠다는 철석같은 다짐이라 생각한다. 그 거시적 안목에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
제1회에서 이번 제11회까지의 부문별 수상자는 공직대상 19명, 근로대상 10명, 지역경제 10명, 사회봉사대상 11명, 환경대상 2명, 교육대상 3명, 산업안전대상 5명, 체육대상 2명, 문화예술대상 5명, 건설대상 2명으로서 총 69명에 이르고 있는 바, 그중 제9회 지역경제 대상을 수상한 해성아이다의 양영대 회장의 경우 올해 대통령표창에 1억불 수출의 탑을 수상하는 등 더욱 분발하고 있음이 역력해 마음 든든하게 한다.
각부문별 수상자 선정기준은 아래와 같고 역대 심사가 공정했다는 정평이라 흐믓하다.
?공 직 부 문 : 청렴결백한 모범공무원으로서 대민 봉사행정 서비스의 제고와 안산발전에 혁혁한 공이 인정되는 공무원 또는 우수시책 등을 제안 한 자
?사회봉사부문 : 어려운 환경 속에서 함께 사는 사회건설을 위해 남다른 희생정신으로 사회봉사를 꾸준히 해 온 시민으로 우리 사회의 귀감이 되는 자
?근 로 부 문 : 근로의식의 함양과 훈훈한 직장분위기의 조성은 물론 사내 창안 제도를 통해 작업공정의 개선과 품질향상을 이끌어낸 자
?지역경제부문 :지역내 기업체로서 지역경제 활성화에 이바지 하거나 국가경제의 초석을 다지는데 공로가 인정되는 기업의 대표
?문화예술부문 : 문화예술분야에서 창조적인 활동 또는 작품으로 안산 문화예술발전에 앞장선 개인 또는 단체
?교 육 대 상 : 교육에 대한 높은 철학과 소신으로 교육현장에서 묵묵히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일반교사 또는 관리자로서 안산지역 교육발전에 공이 큰 자
?산업안전부문 : 관내에 소재한 기업및 각종 업체로서 사업장 안전예방을 위해 솔선수범하거나 안전예방을 위한 각종 아이디어를 창안 또는 제안한 개인 또는 단체
주어지는 상은 비록 상패와 금 한 냥이지만, 작은 등불이 어둠을 밝히듯 역대 수상한 영광의 얼굴들이 비추는 빛의 파장은 오래지 않아 우리 사회의 구석구석까지 미칠 것이라 믿는다.
문제는 수상의 주인공들에 대한 찬사와 격려로서 그쳐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들의 뒤를 따라 그들을 본받으려는 시민이 늘어날 때 본상의 뜻이 살아날 것이다. 나는 그 날이 오고 있다는 확신에 가슴이 미어진다. 거듭 이번 수상자의 수상을 축하하며 아울러 역대 수상자 여러분의 건승과 부단한 분발을 손 모아 기대한다.
끝으로 안산신문사의 봉황의 꿈이 날개를 달고 찬란하게 비상하는 광경을 그려본다. 그러면서 나도 함께 비상하는 기분에 잠시 들뜬다.
/시인
이기진 논설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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