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오염의 대명사처럼 불려온 ‘시화호’로 인해 오랫동안 환경재앙의 도시로 인식돼 온 안산시로서는 이를 환경친화적인 이미지로 바꾸는 것에 여전히 고통의 시간을 감내하고 있다.환경재단이 안산시 등 시화호를 권역으로 하는 자치단체를 중심으로 청정개발체제를 만들어 친환경벨트를 만들어 가자고 선언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특히 안산시가 환경재단 출범을 계기로 대기와 환경을 오염시키고 온실가스 배출의 주범으로 꼽히는 석유나 석탄같은 화석연료 대신에 태양광, 풍력 등 자원 순환형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는 것에 적극 나서겠다고 하니 사뭇 기대감이 크다.
그런데 이런 안산시가 한 켠에서는 주민 불편해소를 이유로 일반 도로변에 노상주차장을 만들겠다고 해서 다소 의아스럽다. 평소 많은 사람들이 찾아 공공성 성격이 짙은 공원이나 도서관은 그렇다치더라도 특정 교회앞 도로에까지 노상주차장을 설치하겠다는 것에는 쉽게 납득이 가질 않는다.
안산시 관내 주요 다중이용시설 주변에 휴일에 한해 총 870대 정도가 주차할 수 있는 임시주차장을 곳곳에 만들어 무료로 개방하겠다는 계획인데 여기에 특정 종교시설을 끼워 넣어야 할 불가피한 사정이 무엇인지 도통 알 수가 없다. 이미 지난해 특정 종교시설에 대한 특혜시비가 불거져 추진을 중단했던 사업이어서 더욱 그렇다. 특정 종교시설 주변 도로에 지자체가 나서서 노상주차장까지 만들어 줬다는 사례도 거의 듣지 못했다.
5부제·10부제니, 카풀제니, 자동차 운행을 줄이기 위한 범국민적 실천운동은 비단 종교시설이라고 해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겠다는 안산시의 의지 역시 예외적 상황을 유도하거나 방관해서는 안될 일이다.
‘영혼의 구원’을 본분으로 하는 종교시설이 도로변에 임시주차장을 설치해 달라고 먼저 행정당국을 종용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행정당국이 특정 종교시설을 의식해 편의를 봐주기 위한 선심정책으로 내놓은 것이라면 이제라도 신중한 판단을 해봐야 한다. 평소 심각한 주차전쟁을 치르고 있는 주택가 주민 등을 생각하면 주차행정 역시 일관성과 형평성을 잃어서는 시민들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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