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의 공휴일 주차난을 해결하겠다며 의욕을 보이는 ‘주차자유제’는 대형 종교시설을 둘러싼 특혜시비 탓에 그 취지가 색이 바랬다. 대형교회 인근 도로변까지 노상주차장으로 허용하는 것은 특혜시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지난해 사업추진을 잠정 중단했던 시가 달리 상황이 바뀐 것도 아닌데 시원스런 설명도 없이 이를 다시 추진하는 것에 의아할 따름이다.
안산 진입로인 노적봉 폭포공원 앞 수인산업도로변에 높이 30m 짜리 초대형 철구조 조형물을 설치한 과정도 매끄럽지 못하기는 마찬가지다. 한 건설회사가 지어 시에 기부한 조형물이라고는 하지만 계란모양의 대형 철구조물이 어떤 면에서 안산시를 상징하는 조형물인지 명쾌한 답변은 찾기 어렵다.
와~스타디움에 중형할인매장을 입주시키기로 한 시 당국의 태도는 더 궁색하기 짝이 없다. 시 재정이 열악해서 대형할인매장에 공간을 임대해 주면 20년간 총 400억원의 세수입을 거둘 수 있다는 설명이지만 이로인해 야기될 주변의 교통혼잡이나 주차난, 인근 소상인들의 생존권 문제 등을 생각하면 수익성과 공익성에 균형추를 잡아야 할 행정당국의 적절한 판단이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문제는 이런 일련의 논란들이 원칙과 절차를 무시하고 시민들의 합의없이 추진돼 빚어졌다는데 있다.
교인수가 많은 특정 교회를 의식한 주차자유제 시행이 아니라면 사전에 전수조사와 시민 여론수렴 등을 거쳐 다른 종교시설과의 형평성 문제 등 논란의 소지를 확인했어야 했다.
시민 목소리에 한번만 더 귀를 기울였다면 안산의 상징성과는 별 연관이 없어보이는 철구조물을 생뚱맞게 세우지 않아도 됐을 일이다. 대형할인매장과 임대계약을 맺기 전에 관련 시설 입주에 부작용은 없는지, 도시계획심의위원회의 심의부터 밟았어야 옳았다.
전국 최초로 24시간 민원발급 행정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는 홍보에 연일 떠들썩한 안산시다. 행정이 시민 편의를 위하고 시민에 가까이 다가서려면 항상 민의에 귀를 기울이는 진정성이 깔려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특정집단의 이익이나 혜택을 염두에 두거나 이에 떠밀리는 자세로는 시민들의 진정어린 박수를 받기 어렵다.
안산신문 webmaster@ansansm.co.kr
<저작권자 © 안산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