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 최고 임원진들이 관련 분야에서 능력이나 자질을 충분히 갖춘 인물로 평가받는다면 모를 일이지만 여러 통로를 종합해보면 이런 기대치와는 너무 동떨어진 인사라는 게 중론이어서 ‘전관예우’니, ‘낙하산 인사’니, ‘정치적 포석’이니 하는 따위의 케케묵은 단어들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두 기관 모두 안산시가 막대한 재정을 출연해 운영되는 공익적 기관들이라서 더욱 그렇다.
특히 최근 단행된 (재)에버그린21의 고위직 임원 선임 결과를 보면 줄곧 ‘창조행정’, ‘인사혁명’을 떠들썩하게 부르짖던 민선4기의 행정패러다임과 어떤 연장선에 있는 것인지 의문이다.
안산시 부시장으로 일한지 6개월 밖에 안되는 인사를 핵심 임원인 상임이사에 임용하고, 환경분야 전문성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전직 국장을 본부장으로 특별채용 한 것이 “청탁자에 불이익을 주고 일 잘하는 공무원을 발탁하겠다”던 민선4기 인사정책의 숨은 본질이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민선4기에 있어 이런 잘못된 인사행태는 이번이 처음만은 아니다. 박주원 시장 취임 직후 시 유관기관에서 줄줄이 자리를 꿰찬 국장급 퇴직공직자가 한 두명이 아니다. 공직에서 쌓은 오랜 경력을 사회에 환원한다는 그럴듯한 명분을 내세우지만 시민들이 보기엔 구차한 변명이고 내 식구 자리 챙겨주려는 케케묵은 관행의 비판 대상일 뿐이다.
올해 초 ‘시승제’를 도입한 파격적인 인사제도를 실시해 언론과 시민들의 호평을 받았던 민선4기다.
공직내부의 측근이었던 퇴직자를 발탁해 환경재단 운영의 ‘친정체제’를 굳히고, 경기도 출신 인사를 채용해 정치적 이해득실을 챙겨보려는 포석이 깔린 것이 아니라면, 민선 4기는 환경재단의 핵심 임원진 배치를 둘러싼 의심스런 배경에 솔직한 설명과 입장을 보여줘야 한다.
투명한 인사정책은, 겉치레로만 드러나고 말로만 들려주는 것이 아니라 진정성 있는 자세와 실천으로 보여줄 때 비로소 설득력을 얻는다. 그래야 권위주의를 탈피한 ‘섬기는 행정, 민선4기’라는 평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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