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로 예상됐던 정부의 3차 방안 발표가 추석 연휴 이후로 미뤄지는 분위기지만 도시개발의 지분 매각 방침이 완전히 사그러든 건 아니어서 시민들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일각에선 정부 고위관계자가 공기업 전면 민영화 대상에 안산도시개발이 포함됐다고 언급했다는 보도까지 흘러나오고 있어 우려를 더하고 있다.
그동안 독점적 지위를 보장받아 온 공기업들이 경영이 방만해지고 있어 지속적인 구조개혁이 불가피하다는 게 정부의 공기업 민영화 추진 배경이다. 경제에서 국가의 역할을 줄이는 대신 시장경제의 활동 영역을 확대해 방만해진 공기업의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에 따른 부작용은 없는지 살피지 못한다면 공기업 민영화 정책은 거대 재벌의 몸집만 키우고 사회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또다른 ‘공공의 적’으로 전락할 수 있다. 공공서비스 기능이 훼손되지는 않는지, 과다한 요금 인상만 부추기는 폐해는 없는지, 먼저 면밀하게 검토해야 하는 것은 경쟁력 뿐만 아니라 공익성과 효율성도 감안해야 할 책임이 있는 정부의 역할이다.
안산도시개발이 민간기업에 팔린다면 이 공기업으로부터 냉난방 열을 공급받고 있는 안산시민의 생활 지형도는 지금과 확연히 달라질 수 밖에 없다. 수익성을 우선시하는 민간기업의 경영 생리는 곧바로 수요자에 대해 요금 인상을 강요할 게 뻔하다. 지금보다 최대 40% 정도 요금이 오를 것이라는 분석까지 나올 정도다. 현재 안산시민 약 4만7천여 세대가 도시개발로부터 열을 공급받고 있지만 2010년이면 6만여 세대로 늘어나게 된다. 사기업이 하지 못하는 공공적 기능을 수행하는 공기업에 대해 정부가 대상 선별에 신중을 기해야 하는 이유다.
정부는 안산도시개발 경영권을 민간 재벌에 넘겨 얻는 재정 수입과 그로 인해 안산시민이 감당해야 할 가계 부담을 단순한 손익 비교 대상에 올려서는 안된다. 굳이 도시개발을 민영화해야 한다면 그 경영권을 안산시에 환원하는 게 마땅하다.
공기업의 경쟁력은 민영화 정책만이 능사가 아니다. 안산도시개발이 갖는 공익적 기능과 수익적 기능을 최대 수요자인 안산시민에게 돌려주는 것이 두고두고 야기될 부작용과 폐해를 없애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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