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원곡본동주민자치센터에서 열린 안산중앙실업학교(교장 한병수) 제14회졸업식에선 그동안 제도권 교육으로부터 소외받아온 청소년과 주부 중장년어른 등 늦깎이 졸업생 38명이 세상에서 가장 빛나는 졸업장을 가슴에 안았다.
대부분 결손가정에서 자라 정규학교를 중퇴했던 이들 졸업생들은 한글과 중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마치고 더넓은 세상으로의 첫발을 내딛었다. 미진학 청소년 교육을 위해 지난 87년 설립된 안산중앙실업학교는 그동안 350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는데 이들 학생의 20%는 정규학교를 중도탈락한 청소년이고 80%는 배움의 때를 놓쳤던 주부들. 하지만 이 학교에서 초 중 고등학교 과정 검정고시에 합격한 뒤 상급학교에 진학하거나 당당한 사회인으로 새 삶을 시작하고 있다.
졸업생 오혜선씨(41.여)는 "어린시절 가정형편상 학교를 다니지못할 때 교복입은 친구들이 부러워 남몰래 울기도 했다"면서 "나이도 잊은채 들뜬 마음으로 지낸 중앙실업학교에서의 생활은 그동안 갈망해 왔던 향학열에 대한 소망을 이루게 해줬다"며 눈물을 흘렸다.
이날 졸업식에선 최순분씨(44)와 김선희(53)씨 등 이제는 40대를 훌쩍 넘긴 중장년 여성들과 김재덕씨(26) 등 20대 늦깎이 학생들이 저마다 소중한 졸업장을 가슴에 안고 새 삶을 준비하는 자기다짐을 했다.
<강형민 기자 khm@ansanilbo.com>
최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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