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다툼을 보고 있던 김 시장이 수행원에게 지시를 했다 “위법 사항에 대해서는 경찰관의 조치에 따르는 것이 옳다” 그 후 김 시장은 벌금을 납부했고, 그 경찰관에게는 투철한 근무 자세를 칭찬하는 표창을 했다.
이 소식이 신문에 보도되자 김 시장의 인기는 상승했고, 공무원들의 근무 기강과 사기는 앙양되었다.
이번에는 반대의 예를 들어보자. 2002년 남미 콜롬비아의 대통령 선거시 ‘푸른 산소당 대통령 후보’로 출마했던 ‘베탕크루’여사는 유세도중 콜롬비아 영토의 40%를 장악한 것으로 알려진 무장 혁명군(FARC)에게 인질로 잡혔다. 그녀는 이후 6년간 콜롬비아 밀림 속 반군 게릴라 기지로 끌려 다녔고 프랑스와 미국 등이 국제적인 구명 활동에 나서기도 했다.
2008년, 콜롬비아 산토스 국방 장관은 이들을 구출하기위해 작전을 세우고 ‘베탕크루’ 등 인질들이 억류 돼 있던 동남부 ‘과비아레 주’ 정글 FARC기지에 반군으로 가장한 첩보 부대원들을 태운 헬기를 착륙 시켰다. 헬기에서 내린 지휘관은 그곳 반군 지휘관에게 “사령부에서 왔소, 이곳에 수용중인 인질들을 데려오라는 사령관님의 지시를 받고 왔으니 인질들을 인계하시오”
사령관의 지시라는 말을 듣자 FARC는 아무런 확인 절차도 없이 ‘베탕크루’와 미국 국적 민간인 3명, 콜롬비아군, 경찰관을 포함한 15명 인질들의 손발을 묶고 헬기에 태워 인계해주었다.
헬기가 떠 오른 뒤 조종석에 앉아 있던 한 특수부대원의 “우리는 정부군 소속이요. 당신들은 이제 자유입니다”라고 하는 말을 듣자 그들은 자신들이 구출된 사실을 깨닫고 환호성을 올렸다. 총 한방 쏘지 않고 영화처럼 인질들을 극적으로 구출해 낸 것이다.
그러나 창설자 ‘마루란다’가 사망한 후 최근 결속력이 급격히 약해진 FARC는 가장 중요한 인질마저 빼앗긴 후 와해되기 직전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한다.
위의 예는 군림하는 상부에 대해 예의를 차리다가 낭패를 당한 사례이다.
‘신동아(新東亞)’ 9월호에 게재된 기사에 의하면 ①국토해양부가 주관하는 수도권 대중교통 이용 정보시스템 ‘알고가’에 작은 교회까지 자세히 표시된 반면 조계사 봉은사 같은 대규모 불교사찰은 누락돼 있다.
② 교육과학기술부가 운영하는 ‘국가지리정보시스템’에서도 불국사 등 전국 주요사찰이 누락되었다. 이 지도에서 교회는 쉽게 드러나지만 사찰은 7단계까지 확대해야 나타났다.
③서울시 GIS 포텔의 ‘내지도 만들기’ 서비스에서 교회는 별도 아이콘을 두고 있는 반면 사찰 아이콘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처럼 국가기관의 지도 서비스에서 사찰이 교회에 비해 무시되고 있다는 의혹이 일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 불교 차별지도는 ‘(주)한국정보통신’에 의해서 제작된 것으로 드러났다.
내부 고발자인 A씨의 증언에 의하면 이 회사의 김인현 사장은 청와대 M정부 수석 비서관과의 친분 관계를 과시해왔고, 이 지도 제작 파문으로 정부에 큰 부담을 준 이후에도 행정 안전부의 ‘새주소 기반 표준 전자 지도 데이터베이스 구축 사업’을 낙찰 받았고, 국토 해양부의 ‘도시계획 정보체계 확산 사업’의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 되었다.
이런 과정으로 이명박 정부와 불교계가 심각하게 대립한 가운데 설상가상으로 조계종 총무원장인 지관스님에 대한 경찰의 검문검색 사건이 터져 나왔다.
경찰의 지관스님 차량 검문검색 직전 경찰은 “촛불 시위 수배자 검거를 위해 조계사에 강제 진입하고 시위에 참여한 종교인도 체포할 수 있다”고 했다.
불교계의 여론은 급격히 악화 되었고 8월27일 서울광장에서 “헌법 파괴 종교차별 이명박 정부규탄 범 불교대회”를 개최했다. 불교계는 요구사항으로 ①대통령 사과 ②어청수 경찰청장 파면 ③종교차별금지법 제도화 ④시국 관련자에 대한 국민 대화합조치 등의 4가지를 내 걸고 사찰별로 법회를 통해 투쟁에 들어갔다.
한편 사태의 추이를 관망하던 정부는 이명박 대통령이 9월 9일 국무회의에서 “본의는 아니겠지만 일부 공직자가 종교 편향에 대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언행이 있어 불교계가 마음이 상하게 된 것을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불교계는 어청수 경찰청장에 대한 파면을 계속 요구하면서 이를 수용 하려하지 않았다. 한편 불교계 내부의 일부 신도들은 불교 지도층의 이러한 움직임이‘특수 신분으로 법 위에 군림하려는 모습’으로 국민들에게 보여질까봐 걱정하면서 시위자들을 두둔 하는 모습이 정치적으로 오해를 사지나 않을까? 하고 염려를 했다.
그러던 중에 불교 조계종이 9월26일 전국 교구 본사 주지 회의에서 “경제에 어려움이 있고 여타 사회갈등으로 고통이 큰 만큼 이명박 대통령의 유감 표명을 대승적 차원에서 판단,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 고 결의했다. 이로써 석 달 가까이 끌어온 정부와 불교계의 반목과 갈등이 수습단계에 접어들게 됐다. 우리가 다른 종교분쟁 국가에서 보듯이 종교간 평화가 깨지면 피를 부르고, 평화를 회복하기도 매우 어렵다는 사실을우리 모두가 알아야 한다.
이제 정부는 종교 편향 논란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더욱 신경을 써야 하고 불교계도 산뜻한 마무리를 위해 마음을 비우고 지혜를 모아야 한다. 예로부터 나라가 어려움을 당하면 불교는 전국 사찰에서 나라를 위해 기도법회를 했고, 외침이 있을 때에는 의병을 모아 참전해 싸운 호국 종교가 바로 불교다.
이재중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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