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진실이 무엇일까? 지난 3.30 민주당 안산시장 경선과정에서 불거져 나온 박성규 현시장의 금품살포 의혹과 관련해 안산시민들이 갖는 궁금증이다. 현재 경찰조사는 일단 마무리된 상태로 검찰이 보강수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져 그 결과가 주목되지만 아직 시원스런 진실규명은 들리지 않는다.

금권선거와 관련한 논란의 핵심은 박시장이 김영환 의원에 건넨 후원금 중 '평소 알고 지내는 기업인'의 돈이라고 주장하는 3천만원의 진위다. 상식선에서 보면 정치인에 대한 후원금을 제3자를 통해 전달하는게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

당사자인 박시장이나 김의원 모두 '기업인'이 누구인지에 대해선 이렇다할 입장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 검찰조사 결과 진위가 밝혀지겠지만 당 지구당위원장에게 현직시장이 법인 후원금 5천만원외에 별도의 3천만원을 건넸다는 건 단순히 '정치자금법의 테두리'를 운운하지 않더라도 그 의도에 곱지않은 시선이 쏠리는건 피하기 어렵다. 시기적으로 시장경선 선거기간 중이었고 지구당위원장은 여기에 적지않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수사기관에 증거물로 제출된 녹취록과 사건발단후 당사자들의 기자회견 등을 통해 드러난 '각 동책들에 대한 1백만원 살포'의문도 여전히 의혹으로 남아있다.

박시장측은 사건발단 직후 모 중앙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동책들에 전달된 돈은 지구당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지급한 것"이라며 금권선거 의혹을 비켜갔다. 하지만 민주당 양 지구당은 "당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지급한 바 없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하고 있다. 동책들에게 건네진 돈의 출처가 어디였든 박시장과 민주당 중 한쪽은 진실을 숨기고 있는 셈이다.

벌써부터 여기저기선 '6월 본선'이 예년에 없는 금권.관권선거와 폭로전으로 혼탁한 선거가 될 것이란 우려섞인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민주당 시장경선 과정서 불거진 금권.관권선거에 대한 의혹제기가 별스런 사실규명없이 흐지부지 된다면 이같은 우려는 현실이 될 수밖에 없다.

이제는 근거없는 비방이나 돈으로 표를 사는 구시대적인 선거풍토는 반드시 사라져야 한다. 이 문제가 시시비비를 가리지 못한채 슬그머니 꼬리를 감춘다면 지역정치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신감 확산은 불을보듯 자명하다. 아직 검찰조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이 문제가 끊임없이 공론화되어 이번만큼은 지역정가의 불신과 냉소를 씻어내는 지역정치 발전의 지렛대로 삼아야 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강형민 기자  khm@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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