돔구장 건설을 위한 공유재산관리계획변경안이 시의회에서 기습 통과된 뒤 갈등국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신중론을 제기하며 이에 반대하는 목소리와 사업추진에 속도를 내자는 찬성 주장이 칼 날 위에 선 것처럼 매섭게 충돌하고 있다. 자칫 ‘민민갈등’으로 번지지는 않을까 걱정스럽다.

이런 가운데 이처럼 양분된 민심을 추스르려면 찬반 양측이 공동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해야 한다는 여론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날선 대립국면을 털어내지 못하면 모두에게 치유하기 힘든 상처만 남기는 돔구장 사업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감에서다.

일련의 갈등 양상은 꽉 막힌 소통의 빗장에서 기인한 바 크다. 애시당초 착공일정을 못박아 놓고 행정절차를 밟다보니 충분히 논의하고 문제점을 보완할만한 여유나 통로가 없었다. 시는 이제라도 소통의 빗장을 거두고 쌍방향 논의의 길을 터야 한다.

자신과 다른 의견일지라도 이를 존중하고 협의하려는 전향적인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런 열린 의사결정의 통로를 갖추는 것이야말로 시민이 편안하고 시민이 행복감을 느끼는 행정에 한 발 다가서는 것이다. 돔구장 건설에 신중론을 제기하는 쪽이나, 이를 적극 찬성하는 쪽이나, 협의체 구성엔 지지의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밑에 감춰진 전제조건에는 온도차가 적지 않다.

서로 ‘원점 재검토’와 ‘차질없는 추진’을 협의체 구성의 제안배경으로 두고 있는 탓이다. 협의체를 구성한다 해도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하고, 어떤 협의절차를 밟아 합의안을 마련할지 등을 놓고 참여 구성원간에 또다른 갈등을 우려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따라서 협의체 구성과 활동에 성과를 내려면 소통의 통로를 열어 합의안을 마련하려는 적극적인 자세와 의지를 시가 갖추는게 순리다. 정치적 이해관계나 다른 이유를 앞세우는 것으로는 행정에 민주성과 합리성을 채울 수 없다. ‘내가 결정할테니 그냥 따라오라’는 식의 갇힌 통로로는 돔구장을 둘러싼 갈등국면을 결코 해소할 수 없다.

돔구장 사업은 안산의 미래를 좌우할 중차대한 정책이자 개발프로젝트임에 분명하다. 조급함에 휩쓸리기 보다는 충분한 논의와 합의를 통해 위험요인을 줄여야 시민 사이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다. 아직 늦지 않았다. 쌍방향 소통의 통로, 협의체 구성에 시가 전향적인 자세를 보여주길 바란다.

강형민 기자  khm@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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