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4기 임기가 1년이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지난 3년 간의 행정행태를 두고 엇갈린 평가와 시각들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예전에 비해 다이나믹하고 활기가 있는 시정이었다는 시선이 있는 반면에 민심과 소통하려는 자세는 다소 부족했다는 반응도 있다.

이런 엇갈린 시각은 주요 정책을 결정하고 추진하는 과정에서 소수의 결정이 아닌 다수의 공감대를 얻으려 노력해 왔느냐는 것에 대한 냉정한 평가이기도 하다. 민선4기는 취임 초기부터 굵직한 대형개발 프로젝트를 연이어 발표하며 침체된 지역경제에 활력을 넣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해 왔다.

사동 90블록을 주상복합아파트와 컨벤션센터 등이 들어서는 복합단지로 개발하고, 초지동 와~스타디움 옆에 주상복합아파트와 전국 최초 돔구장을 짓겠다는 계획이 대표적이다.하지만 이런 계획들은 시민들에게 공표된지 2년이 넘도록 어물쩡한 단계에 머물고 있다.

90블록 개발사업은 개발예정지가 반월특수구역에 묶여 있어 현실적으로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독자적인 개발이 불가능한데도 무리하게 추진하다 헛물만 켜는 꼴이 됐다. 돔구장 건설도 시의회에서 관련 안건이 통과됐지만 지역 내 갈등만 키운채 타당성 논란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의욕을 불태운 추모공원 조성 사업 역시 주민 반발 등에 슬기롭게 대처하지 못하다보니 적정 부지를 못찾아 2년째 표류하고 있고, 복합민원을 신속하게 처리하겠다며 도입한 민원즉심관제도는 책임자인 민원즉심관의 자진 사퇴로 ‘전국 최초’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 시행 5개월만에 운영이 흔들리고 있다.

서민생활과 직결되는 안산도시개발의 민간매각 과정에서는 진정 시민의 입장에서 경영권과 공공성을 지키기 위한 최선의 방책을 준비해 왔는지 의심받고 있다. 이처럼 삐걱대는 사업과 정책들은 쟁점과 논란이 있는데도 밀어붙이기식으로 판단하고 결정하는 ‘소통’이 단절된 행정행태에서 기인한 바가 크다.

행정에 있어 절차와 과정의 중요성은 그 결과에 못지않다. 갈등과 논쟁만 부추긴채 뒤안길로 사라진 과거 수많은 개발논리와 정책들이 보여주는 교훈이다. 민선시대에는 정책을 준비하고 추진할 때 장기적인 안목에서 도시 발전 청사진에 맞는지 충분히 검토하고 여론을 모으는 ‘소통’의 자세가 필요하다. ‘전국 최초’ ‘국내 최대’라는 수식어에만 매몰되거나 임기 내에 드러낼만한 시각적 효과를 염두에 둔 정책과 판단으로는 신뢰도 좋은 결과도 얻을 수 없다.

강형민 기자  khm@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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