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 지지층 파열에 완패

이번 재선거는 한나라당 지지층과 보수성향 유권자의 결집력이 떨어진 반면, 야권은 후보 단일화 실패로 ‘사표 심리’가 작용하면서 오히려 지지표가 결집한 것이 당락을 가른 것으로 분석된다. 투표율에서 작년 총선(39.7%)때와 비교하면 약 10%P의 차이가 있긴 하지만, 당시 친박연대(홍장표 1만 4,980표)와 한나라당(이진동 1만 3,063표)이 얻은 득표수가 2만 8천여 표를 넘어선 것을 감안하면 이번 재선거에선 상대적으로 여권 지지층에서 투표 포기현상이 두드러졌다.

한나라당으로선 공천 과정에서부터 심한 후폭풍을 겪다보니 지지세를 하나로 모으기엔 내부적인 ‘파열음’이 너무 컸던 것으로 보인다. 송진섭 후보와 공천경쟁을 벌였던 예비후보들이 불출마를 선언해 외형적으로는 ‘후보 단일화’의 모양새를 갖췄지만 이들 탈락자들이 송 후보를 위해 적극 ‘지원 사격’에는 나서지 않아 선거 초반부터 이런 분위기가 감지됐다.

핵심 지원부대 사이에서 미묘한 갈등이 엿보인 것도 ‘조직표’의 결집력을 떨어뜨린 것으로 보인다. 이웃 지역구이자 당 최고위원인 박순자 의원이 “송 후보의 명예선거대책본부장 직을 맡지 않겠다”고 한 것이나, 당 공천에 반발해 집단 탈당했던 상당수 당원들이 선거 막판까지도 송 후보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보인 것이 이런 맥락이다.

▲민주 - '사표 심리' 효과 톡톡

반면 민주당으로선 야권 단일화가 무산되면서 ‘지지층 분열’의 우려가 제기됐지만 ‘사표 심리’ 탓에 오히려 지지표가 결집하는 효과를 본 것으로 분석된다. 단순 득표율로만 따져도 작년 총선때 22.2%(김재목)에서 이번 재선거에선 두 배 가까운 41.17%(김영환)로 급상승 했다. 범야권 후보 단일화 실패가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에 대한 견제 심리를 가진 유권자로 하여금 민주당 지지 결집력을 키웠다는 것이다.

선거 초반 민주당 김영환, 한나라당 송진섭 후보와 박빙 승부를 펼쳤던 무소속 임종인 후보가 민주당과의 단일화 실패 이후 지지성향이 엇비슷한 유권자 사이에 ‘사표 심리’가 발동하면서 민주당으로의 표 쏠림현상이 나타났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임 후보가 낙선한 것에 대해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이 “사표 심리의 벽을 넘지 못했다”고 아쉬워한 대목이 같은 맥락이다. 임 후보는 야 3당의 적극적 지원에도 불구, 득표율에서 작년 총선때와 같은 15%대의 ‘벽’을 이번에도 넘지 못했다.

이번 재선거 결과가 7개월 여 앞으로 다가온 내년 지방선거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도 관심이다. 완승을 거둔 민주당은 지지세 확장에 다소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이지만, 완패한 한나라당으로선 내부적으로 고유 지지층을 결집하고 선거전략을 짜는데 고심을 거듭할 수 밖에 없게 됐다.

다만 민주당으로서는 재선거 과정에서 민주노동당 등 진보성향 야당과의 공조가 깨지면서 서로간 불신감도 커져 내년 지방선거에서는 비슷한 지지층을 두고 치열한 경쟁구도가 불가피해 졌고, 한나라당은 재선거 패배 원인을 두고 지역 내 핵심 지지층 사이에 생긴 반목과 균열을 당장 봉합하기가 쉽지 않다는게 고민스럽다.    

강형민 기자  khm@ansansm.co.kr

<저작권자 © 안산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