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연아 안산시의회 의원

로저스센터는 5만5,000석 규모의 다목적 돔 경기장으로 이전 명칭은 스카이 돔(SkyDome)이다. 세계 최초의 개폐식 돔 구장이며, 후쿠오카 돔의 모델이 되기도 했다. CN 타워 바로 옆에 위치해 있으며 온타리오 호와 가깝다. 현재 토론토 블루제이스(북미 메이저리그 아메리칸리그 소속)와 CFL(캐나다 미식축구리그) 소속의 토론토 아고노츠의 홈구장이다. 인터브루 SA 등 4개사 공동 소유였다가 2005년 이동통신 회사인 로저스 커뮤니케이션스 사가 인수했다.

1년에 야구경기 81회, 미식축구 12회, 그 밖에 다수의 행사와 공연 등으로 연간 250일 정도가 이용된다. 입장료는 일반석 25~30$(2만9천-3만5천원), 특별석 300$(35만원)이며 행사 시의 임대료는 14,000$(1,650만원) 정도다. 관중은 매 경기마다 거의 다 차며, 상대 팀에 따라 다르지만 외부인(토론토 밖) 비율이 50~70%에 이른다. 상대 팀 연고지역에서 그만큼 많이 온다는 뜻이다.

경기장 외야 중앙 쪽에 야구장을 바로 볼 수 있는 70개의 객실을 포함한 객실 348개의 호텔이 있고 식당 7개, 바, 미니골프코스 등도 있다.

로저스 센터에서 일하는 사람은 상용 250명, 계절적 고용 또는 단시간 고용 120명이며 지역 경제 파급효과와 관련해서는 관람객의 지하철 및 주차장 이용 외에는 잘 모르겠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경영과 관련해 질의할 사항이 매우 많았으나 안타깝게도 제대로 된 답을 들을 수는 없었다. 안내를 위해 나온 담당자는 구장 관리 책임자로 경영문제에 대해서까지 대답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았다. 또한 로저스센터는 로저스 커뮤니케이션스사라는 민간기업이 소유하고  운영하는 곳으로, 구체적인 사업 수지나 노하우 등은 경영상 기밀에 속해 공개하기 어렵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여행사를 통한 섭외의 한계를 느끼며, 의원 국외연수의 근본적 대안 마련을 다짐할 수 밖에 없었다.

부족하나마 안산의 현황과 대비해 제대로 된 돔구장 건설을 모색하고자 했다.

토론토는 인구 570만명의 대도시이고, 북미권에서 메이저리그의 인기는 우리나라의 그것과는 종류가 다르다. 비행기를 타고 경기 관람을 가는 것이 특별한 일이 아닌 곳이다. 매 경기마다 5만석 이상의 관중석이 다 찰 수 있는 바탕이다.

로저스센터 관리 책임자가 연수단에 처음으로 물은 것이 있었는데 “연고구단이 있는가?”였다. “아직 없다”고 하자 매우 이상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것이 상식이다. 연고구단도 없는데 돔 야구장이 왜 필요한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행사를 유치하기 위해 돔구장을 짓는다고? 쇼핑몰이 운영흑자를 보장해 줄 거라고?  앞뒤가 바뀌었다.

돔구장을 처음 짓던 20년 전에 6천억원 정도가 들었다고 한다. 그런데 경영 적자를 면치 못하면서 4년 전 로저스 사가 사들일 때는 절반 가격인 3천억원 정도로 가치가 떨어졌다. 로저스 사는 구장의 운영 수지가 아니라 그 외의 효과(기업 이미지 등)를 보고 투자한 것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실제 관리 책임자도 막연하지만 그런 내용으로 답변했다.

연간 야구와 미식축구 관중만 600만 명이 넘고 입장료도 3만원 이상인 로저스센터가 이런 상황이다. 그런데 안산 돔구장은 두달 반만에 뚝딱 만들어낸 타당성 검토 보고서에서, 연간 야구 관중 106만 명과 입장료 5,000원으로도 흑자를 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생산유발효과 2조원에 고용 창출 6만 명이란다. 그런 어마어마한 숫자의 근거를 아무도 설명하지 못하면서...

좋은 모델을 찾아서 발전적으로 돔구장 건설에 대해 바라볼 수 있기를 바라며 연수에 참여했지만 결론은 ‘지금처럼 진행되어선 안된다’는 것이다.

와~스타디움을 무리하게 지어놓고 적자를 메우려고 지역 사회의 반대를 무릅쓰고 롯데마트를 입점시켰다. 그런데 롯데마트도 장사가 안 되고 경기장은 연 두세 차례의 국제 경기와 시에서 거금의 출연료를 주고 불러오는 유명 가수들의 공연을 빼놓고는 텅텅 비어 있다. 심지어 롯데마트의 적자가 워낙 커서 그걸 메워주기 위해, 애초 임대 계약 시 절반의 면적은 공익시설로 운영키로 한 약속을 어기고 예식장을 입점시킨다고 한다. 이런 현실을 확대재생산하고자 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마땅하다. 앞뒤를 바꾸지 말고 순서에 맞게, 상식에 맞게. 13명이 5천만원 가까운 시민의 세금으로 다녀온 이번 연수가 주는 결론의 하나다.

홍연아 안산시의원  asopenc@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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