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의 발단은 기숙사 부지에 대한 특혜의혹이 제기되면서 표출됐지만 문제의 본질을 거슬러 올라가면 기숙사 부지에 대한 특혜문제만은 아니다. 시가 지난 2월 안산시의회 제97회 임시회에 상정한 지구단위계획이 발단의 원인이다. 당초 이 계획안에는 저층 아파트에 대한 용적율 제한과 기숙사단지 유치원 업무시설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하지만 시의회는 아파트 용적율과 관련된 일부 주민들의 형평성 논란과 의원들의 반발이 일자 의견자체를 내지 못하고 계류시켰다. 이유는 선거를 앞두고 주민들의 현안사항을 건드려봐야 별 이득이 될 게 없다는 게 하나의 이유였다. 또 다른 이유는 시가 도시계획을 입안할 때 주민 공청회 등 주민여론을 청취하고 나서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이로 인해 용적율 제한계획은 다음 선거에서 선출되는 의원들에게 그 책임을 떠넘긴 셈이다.
상황이 이렇게 변하자 시는 의원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아파트 용적율 제한계획을 슬그머니 삭제한 채 나머지 안건만 올렸다. 그리고 의회에서 의견을 제시한 원곡동 기숙사 부지에 대해서도 특혜논란이 일자 이를 백지화 시켰다. 알다시피 도시계획은 안산의 앞날을 내다보고 보다 신중하게 결정해야 할 사안이다. 그런데도 시는 주먹구구식 탁상행정으로 일관했다. 시 행정이 이러한데 시민들이 누굴 믿고 안산을 맡길 수 있겠는가. 아무리 반대여론이 있더라도 안산의 미래를 위해 필요하다면 주민과 의원들을 설득해서라도 올바른 도시계획을 세워야 한다.
최근 불거지고 있는 예식장 관련 조례안도 마찬가지다. 시가 조례를 입안할 때 잘못했다면 아무리 언론에서 지적하더라도 소신있는 행정으로 일을 처리해야 한다. 언론에 보도됐다고 해서 오락가락 하는 행정을 펼친다면 어떤 시민이 안산시를 믿겠는가. 시 행정은 시장이나 시의회 시민 등 이해관계에 얽매이지 말고 안산시 전체를 내다보고 올바른 시정을 펼쳐야 시민들로부터 박수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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