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연아        안산시의회 의원

1편 사회적기업과 2편 돔구장 외에 인상 깊었던 방문지와 연수에 대한 대안 부분을 포함하는 3편으로 이번 연수보고를 마감하고자 한다. 이번 연수 중 일정에 꼭 포함시켜줄 것을 요구해 방문한 곳이 바로 뉴욕도서관이다. 여러 가지 한계로 공식 브리핑을 받거나 질의응답 시간을 가질 수는 없었지만, 보는 것만으로도 감동적이었다. 도서관만을 위한 연수를 와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였다.

  우리나라로 치면 광역자치단체에 해당하는 뉴욕주의 대표적인 공공도서관이니 만큼 장서 수를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책의 목록만으로 거대한 서가 한편이 꽉 찼다. 일반 열람실(공부하는 곳이 아니라 책을 보는 곳)은 광활할 만큼 넓었고, 인터넷 및 영상을 이용할 수 있는 곳과 어린이들을 위한 공간도 잘 마련돼 있었다.

  뉴욕의 공립 도서관은 우리가 방문한 인문사회과학 도서관을 포함한 4개의 연구도서관과 85개의 분관으로 이루어져 있다. 상호 대차 시스템을 포함, 각종 전시회와 인터넷 서비스 등 철저하게 이용자 중심으로 구성, 운영되고 있었다.

또한 특징적인 것은 주 열람실 외에 특정 분야의 자료(예를 들어 지도, 역사와 지리 등)를 중점적으로 모아두고 열람할 수 있는 방들이 여러개 라는 점이다. 1층에는 희귀 문서의 전시 및 보관소가 자리하고 있었다. 단순히 책을 빌려보거나 공부하는 곳으로 인식되는 우리나라 도서관과는 큰 차이가 있다.

  또 하나의 특징은 수많은 기부자들의 명단이다. 5년간 기부자만도 수백 명에 달했다. 문화 도시를 위해서는 도서관이 필수이고, 그 도서관을 잘 운영하기 위한 기부 또한 다양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명단이 게재된 기부자들은 5만$ 이상을 기부한 사람들이어서 일반 개인으로 보기는 어렵고 기업 등의 기부로 봐야 할 것이다.

도서관 외에도 국외연수 심의위원회에서 추천된 자연사박물관과 우주항공 박물관을 관람했는데 그 역시 장대한 규모와 잘 정리된 자료, 특히 영상 자료 등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이 박물관들은 약 150년 전 영국 스미스박사의 기부금으로 만들어진 19개 박물관들 중 일부이다. 정말 많은 것이 필요했을 150년 전, 거금의 기부금 용도를 ‘박물관’으로 선택해 사용한 그 시대와 사람들이 부럽지 않을 수 없다.

도서관, 박물관을 포함해 록펠러 센터 같은 개인 건물 등 어떤 곳을 가도, 그 곳의 역사가 매우 잘 기록된 것을 볼 수 있었다. 역사가 짧기 때문에 더 강조하고 신경 쓴 때문인지는 몰라도, 역사를 매우 귀중히 여기고 현재 또한 역사화하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언제 어떻게 왜, 누구에 의해서 만들어졌고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등 방방마다 영상자료도 볼 수 있게 배치에 놓았다.

  캐나다의 온타리오 주 청사를 갔을 때 신청사라고 해서 2000년대에 지은 건물인 줄 알았더니 45년이나 된 건물이어서 깜짝 놀랐던 적이 있다. 구청사는 150년이 되었는데 법원으로 쓰고 있었다. 이제 갓 20년 지난 시 청사를 부수고 새로 짓겠다는 우리와 어찌나 비교가 되는지... 과거를, 역사를 하찮게 여기면 스스로도 하찮아지고 말 것이다.

홍연아 안산시의원  asopenc@hanmail.net

<저작권자 © 안산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