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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규채 논설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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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정작 전문적인 산악인들은 산을 아주 두려워하곤 합니다. 그들은 아무리 낮은 산을 오를때도 적절한 장비를 갖추고 아주 겸손한 태도로 산에 오른다고 합니다. 언젠가는 에베레스트를 정복하고 돌아온 산악인들에게 물어본 일이 있습니다.
“아, 선생처럼 세계 최고의 산을 정복한 분이 뭐가 무서워서 가까운 북한산에 오르는데 그렇게 철저한 준비를 하십니까?” 그랬더니 그 분은 이렇게 대답을 했습니다. “산은 높으나 낮으나 다 나름대로의 아름다움과 등산의 어려움을 함께 가지고 있습니다. 낮은 산을 얕보는 사람들은 절대로 높은 산에 오를 수 없습니다.” 아마 우리가 차를 운전하는 이치도 이것과 비슷하지 않을까 합니다.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초보 운전자나 10년, 20년 오랫동안 운전을 해왔던 베테랑의 경우, 운전할때 더 긴장되고 어렵다는 반면 1, 2년의 운전 경험을 가지고 있는 젊은 운전자가 오히려 더 겁없이 달린다는 것입니다.
중장년층의 자가 운전자들의 경우에는 나이가 들고 운전 경력이 더 쌓여 갈수록 운전에 대한 두려움이 앞서기 때문에 자연히 예방 운전, 양보 운전 등 안전 운행에 더 신경을 쓰게 됩니다.
하지만 사실 우리나라 2, 30대 젊은이들의 자동차 문화는 정말 안타까울 정도입니다. 차 외부에다 각종 스티커나 요란한 장치를 해서 다른 운전자가 쳐다보기만 해도 일단 신경이 쓰이게 하고, 옆차에서도 다 들릴 만큼 큰 소리로 음악을 틀어 놓고 손장단에 춤까지 추어가며 운전하는 모습을 보면 여간 불안하지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 기회만 생겼다 하면 막무가내로 끼어 들기를 하고, 신호가 떨어지자마자끼어들기를 하고, 신호가 떨어지자마자 전속력을 내어 달리는 젊은 운전자들이 종회무진하고 있습니다. 경찰청의 분석에 따르면 한 해 평균 발생하는 교통사고의 3분의 2는 성질 급한 2, 30대 젊은 운전자들이 일으킨 것이라고 합니다. 특히 매년 증가 추세에 있는 음주 운전 교통사고의 주범도 바로 이들 젊은 운전자들이라는 것입니다.
지난 94년 한 해 동안의 교통사고를 원인별로 분석해 봐도 젊은 운전자 60%에 달하는 많은 젊은이들이 안전 수칙을 이행하지 않아서 일으킨 사고 였습니다. 중앙선을 침범하거나 안전 거리를 확보하지 않은 과속 운전, 난폭 운전때문에 사고를 일으켰고, 또 6.4%나 된는 젊은 운전자들이 음주 운전 때문에 사고를 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젊은 운전자들의 교통 문화가 이처럼 거칠어지자 일부 자동차 보험회사에서는 아예 젊은 운전자들의 보험가입을 거부하는 사태까지 발생했습니다. 한 자동차 보험 관계자는 사고를 자주 일으키는 요주의 인물로 보험사의 블랙리스트에 올라 있는 운전자의 90% 이상이 2, 30대 젊은충일 정도라고 하며, 전혀 이유 없는 반항이 아니라고 설명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젊은 운전자들의 과속, 난폭 운전은 단속하는 교통 경찰들에게까지도 커다란 골칫거리로 취급되고 있습니다. 이들 젊은 운전자들은 교통 법규 위반이나 음주 운전으로 단속에 걸리게 되면 오히려 더 큰소리와 거치 말투로 항의를 하며, 폭언과 함께 멱살까지 잡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운전을 하나의 기술로만 생각하는 데서 오는 행동입니다. 산을 오르면 오를수록 겸손해지듯이 자동차 문화에서도 운전 경력이 많은 선배들의 경륜과 태도를 따르고 배울 필요가 있습니다.
운전은 기술이 아니라 인격과 교양의 또 다른 표현인 것입니다.
박규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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