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시장 후보 공천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한나라당 예비주자들이 후보 자격 논란에 이어 이번에는 공천 방식을 놓고 2라운드 공방을 벌이고 있다. 세 명의 공천 신청자 중 김석훈, 심정구 예비후보는 당원경선과 여론조사를 진행해 이를 반영할 것을 주장하고 있지만 허숭 예비후보측은 “당의 결정에 따르겠다”며 미지근한 반응이어서 갈등이 커지는 양상이다.

여론조사 결과를 반영해야 한다고 포문을 연 김석훈 예비후보는 지난 12일 기자회견에서 “최근 한나라당 경기도당이 공천 소위원회를 통해 안산시장 후보를 낙점하려 하고 있다”며 “이는 그야말로 ‘밀실공천’”이라고 주장하며 여론조사 도입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김 예비후보측은 여론조사(60%)와 당원경선(40%) 결과로 최종 후보를 결정하자는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공천에 불복하겠다며 배수진을 치고 있다.

심정구 예비후보도 15일 기자회견을 열어 당원경선(60%)과 여론조사(40%) 결과로 후보를 선출하는 경선 방식을 제안했다. 반영 비율에는 다소 의견차이가 있지만 김·심 예비후보 모두 경선을 통해 후보를 뽑아야 한다는 공통된 주장을 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허숭 후보측은 이에 대해 아무런 입장도 밝히지 않은채 대응을 자제하고 있다.

김·심 대 허숭 후보간에 이처럼 공방을 벌이는 것은 공천 방식에 따른 이해관계에서 정치적 셈법이 크게 다른 때문으로 분석된다. 여론조사로 시민들의 의견을 물어야 한다는 김·심 예비후보의 주장은 일면 설득력이 있지만 각기 자신들의 유·불리를 감안한 공천 방식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당내 기반이나 시민 여론조사 결과에서 어느 정도 자신감을 보이는 김·심 후보진영에서 보면 자신들이 유리한 공천방식을 주장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줄곧 경기도 대변인으로 활동한 허숭 후보가 당내 기반이나 인지도 면에서 약점을 안고있다는 판단이 깔려있다는 것이다. 김·심 후보진영의 주장에 허숭 후보측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것도 이러한 해석을 뒷받침 한다.

허 후보측 관계자는 김·심 후보진영의 공천 방식 주장에 대해 “당의 결정에 따른다는 생각일 뿐”이라며 직접적인 입장표명을 꺼렸다. 특히 여론조사 결과를 반영할 것을 요구하는 것에 대해서는 “인지도가 높다는 것이 지지도가 높은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며 간접적으로 반대의 뜻을 나타냈다.

한편, 한나라당은 안산시장 공천 방식을 ‘당원 경선’ 쪽으로 가닥을 잡는 듯 보였으나 지역 당협위원장들간 의견 불일치로 결국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당 공심위도 공천방식에 대한 특별한 언급이 없는 상태여서 공천 방식을 둔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최영석 기자  photojk@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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