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가 이제 1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후보들은 지역에 맞는 다양한 공약을 제시하며 유권자들의 지지를 끌어내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후보를 낸 정당이나 무소속으로 출마한 후보들도 지역실정에 맞는 공약을 발표해 가며 유권자 관심 끌기에 혈안이 되어 있다. 

하지만 이번 지방선거를 보는 정당이나 중앙언론은 연일 정치적인 문제만을 부각시키며 지방선거 본래의 취지를 흐리게 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천안함 사건 결과 발표 이후 대북강경 대응책을 강조하면서 유권자들의 안보의식을 은근히 유도하는 분위기다. 여기에 이번 선거를 경제를 살리려는 세력과 이를 방해하려는 세력과의 대결이라고 규정짓고 있고, 한편으론  노무현 전 대통령의 1주기가 미치는 파장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은 천안함 사건이 국민의 안보문제로 연결돼 자칫 북풍으로 이어지지 않을 까 노심초사하면서 정부와 한나라당의 향후 대응에 잔뜩 긴장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선거를 민주세력과 반민주 세력과의 대결로 유도하는 동시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1주기를 은근히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인상을 주고 있다.      

일부 중앙언론들은 지방선거를 보도하면서 노골적으로 ‘MB대 친노’로 몰아가고 있다. 정당이 제시한 정책공약을 비교분석하고 보도하는 것 보다는 정치적인 이슈에 많은 지면을 할애하는 듯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 유권자들은 아직도 중앙집권적인 지형 때문에 중앙언론이나 방송에 더 많은 신뢰감을 갖고 있다.      

후보와 후보를 지원하는 정당 관계자들도 지방선거와 전혀 무관한 문제를 집중 부각시키며 선거를 호도하고 있다. 하지만 지방선거는 지방자치를 이끌어 갈 자치단체장이나 지방의회 의원을 선출하는 것이지 정권의 중간 심판성격은 아니다. 정당의 대리인을 뽑는 일도 더더욱 아니다.       

이 때문에 단체장과 지방의원에 대한 정당공천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선거전부터 제기돼 왔지만 정치권은 이를 외면해왔다. 지방자치 본래의 기능은 뒤로 한 채 정당의 하수인이라는 병폐만 초래했다. 정치권은 이제부터라도 지방선거 본래의 취지에 맞는 선거운동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유권자들을 현혹시키는 정치이슈는 결국 자신을 심판하는 잣대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유권자들도 이번 선거가 정치인을 선출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일꾼을 뽑는 선거라는 사실을 다시한번 되새기고 후보들의 정책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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