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금희 시민기자

외국에서 온 사람들이 대개가 그렇듯이 이 나라의 많은 부분들이 나에게는 새롭고 신선하다. 특히 선거가 그랬다. 선거철이 오니 많은 사람들이 유니폼을 입고 트럭을 타고 다니면서 자기의 정책과 자신의 능력을 선전하느라고 분주하다.

중국에서는 전혀 경험해 보지 못했던 문화이다. 중국에서는 공산당이라는 하나의 당이 나라를 만드는 것부터 시작해서 정치 사회 경제 교육의 등 국가의 모든 분야의 일들을 혼자서 독단적으로 결정하고 이끌어 나간다. 그런 정치 풍토에서 살았던 나는 일반 서민이 마치 백화점에서 자기 마음에 드는 물건을 고르듯이 자기 마음에 드는 정책을 고를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

그런 것은 높으신 나라님들이 대통령 궁전에 앉아서 하는 일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여기서는 그런 놀라운 일들이 시장바닥에서 일어난다. 시장에서 물건을 사고팔면서 혹은 길을 가다가 혹은 텔레비전에서, 대자보에서 당선 되려는 사람들의 정책을 유심히 들으면서 찍을 것인지 말 것 인지를 고민한다. 한국인들은 대부분 시끄러워하고 무관심한 것 같았지만 나는 신기하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했다. 마치 2차원의 세계에서 살다가 3차원의 세계로 와 있는 것 같은 신기한 기분이 든다.

남편은 민주주의는 주인이 너무 많아서 시끄럽고 탈이 많다고 하지만 세상에 완벽한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나름대로 장점이 있고 단점은 있을 수 있겠지만 나는 새롭게 경험하는 선거와 투표 그리고 그 결과에 따라 내가 사는 주변이 점점 좋아지고 낳아지는 것을 경험하는 것은 여태껏 누려 보지 못했던 또 다른 차원의 유쾌하고 신나는 경험이라고 하겠다.

안산에는 여러 복지시설들이 많다. 노인복지관, 어린이복지관, 사회복지관, 외국인복지관 등등. 나는 이런 복지시설들의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 지금 내 딸은 이런 복지관에서 파견한 학습지 선생님들 덕분에 무료로 과외를 받고 있다.

남편이 내게 그랬다 이 모든 것들이 유권자들의 표를 의식해서 정치인들이 만들어주는 혜택이라고. 남편이 정치를 하는 사람도 아니고 그 영역에서 일하는 사람도 아니라서 확실한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런 모든 것들은 하나의 당이 독선적으로 정치하는 중국에는 분명히 없는 것들이고 또 불가능 한 것들이다.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그렇구나… 정책을 결정할 수 있는 권리가 이런 혜택이 되어서 돌아오는 구나….)

나는 이 외에도 유권자들이 손에 들고 있는 선거표가 가지고 있는 힘을 사회 여러 가지 분야에서 자주 경험을 한다. 중국은 병원과 약국이 하나의 기관이다. 병원과 약국은 당연히 하나의 기관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약값을 병원이 결정한다. 대부분 터무니없이 비싸다. 돈 없는 사람들은 한 번 큰 병에 걸리면 대부분 치료를 포기한다.

한국에 와서 병원과 약국이 완벽하게 분리되어 가격이 엄청 싸고 합리적이라는 것을 경험했다. 속으로 놀랐다. 한국인들은 이 무서운 이권의 힘을 어떻게 깨고 병원과 약국을 분리시킬 수가 있었지? 하고 생각했다가 훗날 이런 것들도 다 시민들에게 보다 낳은 합리적인 정책을 결정할 수 있는 힘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물론 정책 대결 과정에서 불미스러운 일들이 더러 일어나는 경우도 있겠지만 그것은 선거가 주는 이익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최금희 시민기자  webmaster@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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