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특별한 성공포럼이야기


▲ 이경렬 중소기업연수원 교수

안산 중소기업연수원에서는 아주 특별한 포럼이 매월 둘째주 화요일 열린다. 초기에는 안산 시화 공단 입주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포럼인데 소문을 듣고 서울, 청주 등에서 중소기업경영자들이 새벽부터 줄을 선다.

무엇이 다르기에 서울에서 열리는 그 수많은 포럼을 뒤로 하고 안산 중소기업연수원원까지 찾아오는 것일까?

이 포럼은 몇 가지 특별한 것들이 있다.

첫째는 발표자가 성공한 중소기업 경영자들이다. 중소기업 경영자가 자신이 직접경영을 하며 경험한 사례를 발표한다. 전문 강사가 아니라서 발표능력은 교수에 비해 떨어지지만 온갖 역경을 극복하며 일궈낸 이야기들을 진솔하게 토해낼 때는 눈시울을 글썽이기도 한다.

직접 체험한 이야기들이라서 그 어떤 웅변보다 호소력이 있고 진정성이 있다. 학교에서 배울 수 없는 생생한 몸으로 터득한 주옥같은 지혜들이 있다. 책에서 느낄 수 없는 육성으로만 전달 될 수 있는 특별한 감동이 있다. 먼지 묻은 잠자는 지식이 아니라 살아서 꿈틀대는 그야말로 살아 있는 산지식이 넘쳐난다.

중소기업인만이 감내해야 하는 아픈 이야기가 가슴을 저미게도 한다. 함께 주먹을 불끈 쥐기도 하고, 우뢰와 같은 박수를 보내기도 한다. 강의장은공감의 물결로 가득하다. 그래서 그들은 새벽어둠을 뚫고 멀리 청주에서 서울에서 연수원으로 발길을 옮긴다. 참가자의 약 30%는 서울에서 안산으로 역류해 온다.

둘째는 성공한 기업의 생산현장을 직접 방문한다.
생산현장을 확인하고 제품을 직접 만져가며 문제점과 개선점을 하나하나 챙겨 묻는다. 심도 있는 질문과 답이 오간다. 때로는 참가자가 조언도 아끼지 않는다.

멀리 외국까지 가 견학코스만 겉으로 둘러보고 오는 것과는 질적인 차이가 있다. 실질적인 벤치마킹이 일어난다.

셋째는 본 강의에 앞서 이야기선물이라는 코너가 있다.

인사말씀이 아니라 이야기 선물이다. 상투적인 인사말이 아니라 두 눈을 번쩍 뜨게 하는 경영 아이디어나 가슴을 뭉클하게 하는 감동적인 이야기들이 있다. 때로는 짧은 이야기 하나가 새로운 감성경영의 눈을 뜨게도 한다. 때로는 성찰과 새로운 안목을 주기도 한다.

넷째는 강사료 대신 특별한 선물이 있다.

특별한 선물은 역사가 깊다. 필자는 고등학교 3년간 개근을 하였다. 교장선생님은 졸업식 날 3년간 개근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어머니의 사랑이 깃든 아침밥 덕분이라 하시며 상품으로 어머니께 밥주발을 주셨다. 그 때 난 처음 스스로 자랑스러움을 느꼈다. 왠지 뿌듯한 느낌이 들었고 큰일을 해낸 기분이었다.

그 밥주발은 지금까지 내가 받은 상중에 가장 자랑스럽고 영광스러운 상이 되었다. 그 이후 여러 상을 받았지만 그 밥주발을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그 후 사십여 년이 흘러 밥주발에 대한 생각은 까마득히 잊고 있었다. 평소에 존경하던 한 분의 부탁을 받고 가족 사랑에 대한 강의를 한 적이 있다. 그 때 우연히 선물로 받은 것이 또한 밥주발이었다.

이런 연유로 포럼에 강연을 해주신 경영자에게 밥주발을 선물로 드리게 되었다. 이처럼 기업을 훌륭하게 성공적으로 키울 수 있었던 것은 사모님의 뒷바라지 덕분이라는 서신과 함께 밥주발을 드리는 전통이 생겼다.

다섯째, 포럼에서 강연을 해주신 경영자에게 기립박수를 보낸다.

누가 시켜서도 아닌데 언젠가부터 포럼에 참석한 경영자들은 아낌없는 기립박수를 보낸다. 강사에 대한 이보다 더 큰 예우가 어디 있겠는가. 이는 그 어떤 연설보다 더 감동적이고, 오케스트라보다도 더 큰 울림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까지 SBC성공포럼에서 강연을 맡아주셨던 경영자와 포럼회원들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이경렬 중소기업연수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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