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실시된 6.2지방선거는 한나라당 ‘참패’, 민주당 ‘압승’으로 끝났다. 안산지역은 민주당이 시장과 도의원 8석을 석권한데 이어 시의원 14석을 보유한 거대야당으로 거듭났다. 한나라당은 시의원 9석(비례대표 1석 포함)을 얻는데 거쳤다.

이 같은 선거결과는 지난 2006년 지방선거와 같은 현상이다. 당시 한나라당은 시장과 도의원 8석 모두를 석권하는 영광을 안았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그 영광을 민주당에 고스란히 넘겨줬다. 결과만 놓고 보면 2006년 지방선거 결과를 꼭 빼닮은 ‘어게인 2006년’과 유사하다.

시장선거의 경우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김철민 후보가 줄곧 한나라당 허숭 후보를 앞서나갔다. 일부 조사에서는 오차범위 내 접전이 예상됐고 선거 막바지에 무소속 박주원 후보가 사퇴하고 국민참여당 함운석 후보의 자격박탈이 이어지면서 선거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측면도 존재했다. 여기에 부동층이 20-30%대에 이르고 있어서 이들의 표심이 당락을 좌우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결과는 김철민 후보가 11만표를 얻어 9만8천5백표로 선전한 허숭 후보를 누르고 안산시장에 당선됐다. 도의원 선거는 다소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8개 선거구에서 대략 5대3 정도로 민주당이 우세할 것이란 예측은 했지만 8선거구 모두를 석권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시의원 선거도 민주당이 한나라당을 누르고 더 많은 의원을 배출했다.

선거는 유권자들이 판단한다. 이번 선거를 놓고 보면 집권당인 한나라당에 대한 유권자들의 엄중한 심판이고, 민주당에 대해서는 정부여당을 견제하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매번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표 쏠림 현상은 여전히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시의원 선거의 경우 2명을 뽑는 선거구에서는 기호 ‘가’번을 받은 후보가 거의 당선됐다. 이른바 묻지마식 투표가 이번 선거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개개인의 능력을 떠나 기호에 따라 당락이 갈리는 이 같은 제도는 하루빨리 개선돼야 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당공천제를 없애야 한다. 도의원 선거도 표쏠림 현상이 여전했다. 지난 경기도의회 운영에서도 경험했듯이 민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지방선거는 그야말로 지역 일꾼을 뽑는 선거인데도 아직도 기호에 따라 당락이 결정되는 이 같은 선거행태는 하루빨리 바로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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