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중 논설위원

지난 7월 1일 제 5기 민선 시장으로 당선된 김철민 안산시장은 그 취임식 석상에서 앞으로 4년간 시정(市政)을 이끌어 갈 슬로건으로 “시민과 소통 하는 ‘시민이 행복한 복지 안산’을 건설 하는데 전력을 다 하겠다”고 밝히면서, “그동안 가장 큰 현안이었던 돔 구장 건립, 사동 90 블럭 개발 등 대형개발 사업은 물론 각종 공공시설 건립, 등 개발 중심의 행정을 전면 재검토” 하고 “시정(市政)의 방향을 친 환경 복지 중심으로 혁신 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추모 공원을 시급히 조성키로 하고 무상 급식 전면 실시, 자전거 도시 만들기, 대기업과 R&D센타 유치에 전력 하겠다”고 그 소신을 밝혔다고 한다.

신임 시장으로서 밝힌 그 포부는 모두 훌륭한 말들이다. 그러나 6.2 지방 선거의 열띤 경쟁이 끝난 시점에서 새로 당선된 안산 시장이 해야 할 첫 번째 과제는 “흐트러진 민심을 모아 시민 화합을 이루고 시민들에게 정주의식(定住意識)과 ‘할수 있다’는 자신감, 그리고 자긍심을 심어 주는 것”이 아니겠나? 생각 한다.

특히 안산시는 불과 30여년 전, 반월공단의 배후 도시로 건설 되면서 전국 각 지역에서 모여든 인구로 구성 되어 있기 때문에 특유의 전통이나 뿌리가 없고 동질성(同質性)과 구심점이 없다는 것이 큰 문제점 이다.

더욱이 민선시장 제도가 시행된 후 1기~4기까지의 시장들이 불명예스러운 일들로 형의 집행을 받았거나 송사(訟事)에 연루 되였었기 때문에 “내가 안산에 살고 있다”는 말을 하기가 부끄러운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시민들의 정주의식(定住意識) 또한 희박해서 자기가 살고 있는 지역의 명칭인 ‘상록구’ 나 ‘단원구’가 가지고 있는 역사성과 깊은 의미에 대해서 제대로 알고 있는 시민이 별로 많지 않은 것 또한 사실이다.

안산시는 전국에서 손꼽히는 문화 예술의 도시이다. 실학(實學)의 거두로 존경 받는 성호 이익 선생의 철학과 묘소가 있는 곳이고, 일제 강점기에 독립운동을 내용으로 하는 농촌계몽운동을 하다가 순국한 최용신을 모델로 집필한 심훈 선생의 역작(力作)인 소설 ‘상록수’의 배경이 되는 곳이며 주인공인 최용신 선생이 잠들어 있는 곳이다. 또한 조선시대 민속화가의 대가인 단원 김홍도 선생이 젊은 시절 그 기량을 키워온 곳이기도 하다.

이제 안산을 위해서 해야 할 일은 ‘이렇게 자랑스러운 역사성과 미래의 비전을 합성해서 새로운 안산 문화를 창출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안산의 구심점과 동질성을 만들어 내고 이곳에 거주하는 시민들에게 자부심과 정주의식을 심어 주어야 한다.

지방 자치 제도가 정착돼 가면서 전국에서 지역별로 제 각기 특성을 개발 해 냈고, 홍보 활동에 열을 올리면서 주민들의 화합과 그 지역 발전에 열과 성을 다 해 온데 반해서 우리 안산은 그렇게 하지 못 했다.

이제 까지 전임 안산 시장들은 자신들의 업적을 남기기 위해 대형 사업을 추진해 왔고, 그 결과 그 시설의 유지 관리를 위해 필요한 막대한 예산은 시민들의 몫으로 떠 넘겨 저 버렸다.

이제, 막대한 예산을 사용 하지 않고도 우리 안산시의 위상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 보아야한다. 예를 들어 철도공사의 협조를 얻어 전철이 상록수역을 통과할 때 “이곳은 소설 ‘상록수’의 배경이 되는 고장으로, 최용신 선생이 잠들어 계신곳” 이라는 짤막한 멘트가 이곳을 통과하는 많은 이들에게 안산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고, 안산시민들 에게는 자긍심과 정주의식을 심어주지 않겠는가?

또한 신임 김철민 시장이 “나는 절대로 불명예스러운 사건에 연루 되지 않고, 오직 안산시의 발전만을 위해 노력 할 것이며 6.2 지방 선거등과 관련한 보은인사(報恩人事)를 하지 않겠다” 는 공약을 하고 실천 할 때 안산 시민들에게 새로운 꿈과 희망을 심어 주지 않겠나?

이재중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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