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혜경 취재기자

필자의 아들이 딱 초등학교 5학년이다. 학교 행정실에서 ‘통장 잔고 부족으로 급식비 이체가 되지 않았습니다’라는 전화를 몇 차례 받아 본 적이 있는 필자는 무상급식을 누구보다 간절히 바라는 사람 중 한명이다. 한 달에 4만5천원 정도하는 급식비는 가계에 적지 않은 부담이었는데 김 시장의 약속에 보너스라도 받는 기분이었다.

더불어 김 시장은 영∙유아에 대한 우유 급식과 지역아동센타 급식도우미에게 실비지급을 약속했으니 ‘개발에서 복지로’ 방향을 튼 김철민호가 본격적인 복지드라이브를 시작한 셈이니 또한 의미도 크다.

기자로서의 호기심보다 엄마의 궁금증에서 취재를 시작했다. 누가 대상인지? 예산은 얼마나 필요한지? 구체적으로 하반기 언제부터 시작하는지? 뭐 이런 단순한 호기심을 채우기 위해 시청에 문의를 했다.

그러나 안산시는 아직 기본적인 예산이 얼마인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문의를 하자 그제서야 각 실과별로 전화해 예산과 대상을 분석하느라 반나절 이상이 걸렸다.

또한 취재과정 중 영∙유아 우유급식에 대해 의문이 제기 됐다. 어린이 집에 다니는 만5세 미만 어린이들은 우유비를 별도로 내지 않는다. 따라서 우유 급식비 지원으로 학부모에게 혜택이 돌아가진 않는 것이다. 우유급식이 이뤄지는 어린이집에 대한 파악이 우선이었음에도 이에 대한 자료는 누구도 갖고 있지 않으니 정책의 효과를 예측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시장이 공개된 자리에서 약속을 하려면 적어도 예산이 얼만지 대상자가 몇 명인지 파악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 뿐만 아니라 정책이 의도대로 효과가 날 수 있는지 검토 정도는 한 후 공개하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

성급한 발표를 꼬투리 잡아 복지 드라이브에 딴지(?)를 걸고 싶진 않다. 하지만 사회가 복잡해 질 수록 정책은 더욱 섬세해야 하고 시민의 세금을 사용하는 만큼 최대의 효과를 내기 위해 철저한 분석과 검토가 있어야 한다.

‘첫 단추를 잘 채워야 한다’는 조상들의 말 괜한 말이 아니다. 첫 사업은 이 후 추진하는 사업이 선례가 되고 또한 그렇게 세겨진 첫 인상도 정책 신뢰도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하혜경 기자  sekami03@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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