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형욱 취재부장

휴가철만 되면 비싼 물가와 경비에 시달리며 여행 계획을 세우곤 한다. 단순히 관광 중심의 여행은 많은 시간과 비용, 지역의 고유한 토착문화를 단순히 상품화하는 문제점을 낳고 있다.

이러한 여행의 흐름을 바꾸기 위해 공정여행(Fair Travel, 착한여행)이 여행문화에 도입되고 있다. 공정여행은 현지의 독특한 문화를 존중하고 최대한 직접 체험하자는 정신뿐만 아니라 여행경비도 대기업이나 여행회사가 아닌 현지 주민에게 돌려줘, 여행지의 토착 문화도 살리고 지역경제도 살리는 착한여행을 말한다. 물론 환경에 미치는 영향도 최소화시키는 여행이다.  이래서 공정여행을 윤리적 여행, 책임여행, 지속 가능한 여행, 대안여행이라고도 부른다.

여행은 일상을 벗어나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경험을 하거나, 아름다운 자연을 즐기며, 자신을 찾아보는 시간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사람들은 휴가가 짧다 보니, 소비 중심적이고 향락적이며 자기 만족스러운 여행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 이렇다보니 과도한 쇼핑관광과 볼거리 위주의 관광, 심지어 퇴폐관광까지 불명예스러운 모습들을 어렵지 않게 목도할 수 있다.

우리는 단지 쉬고, 즐기는 여행이었지만 우리 자신도 모르게 엄청난 문제를 일으키고 돌아온 것이다.
공정여행은 이미 유럽 등지에서는 1980년대에서 시작된 오래된 여행이지만 우리나라에 알려지고 행해진 지는 3~4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 공정여행을 하기란 쉽지 않다.

공정여행에 대한 사회적 인식 뿐만 아니라, 여행을 위한 숙소?코스 등 공정여행을 위한 기반 시설이 턱없이 부족하게 사실이다.  하지만 국내에서도 공정여행을 실천하는 이들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이들은 ‘지리산 숲마실길’, ‘한탄강 도보여행’, ‘숲, 오대산에 들다’ 등 국내로 떠나는 공정여행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분명히 누군가는 얘기할거다. 내 돈과 내 시간으로, 내 여행을 떠나는데, 윤리며, 책임이며, 환경의식이란 무거운 짐들까지 지고 가야하냐고.

물론 개인의 소득, 문화적인 수준이 많이 높아졌으니 그 선택은 자유다. 하지만 소비 지향적이고 환경을 생각하지 않는 여행, 자신의 욕구만 추구하는 여행... 결코 진정한 여행일 수 없다.

이왕이면, 여행을 떠나는 자들과 그 지역 사람들이 서로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있고, 감동과 재미를 ‘나누고 배우는 여행’, 자연을 소중히 여기고 여행을 통해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여행 ‘착한여행’을 감히 제안해 본다. 

평화여행가로 잘 알려져 있는 이혜영씨는 최근 신간 ‘새로운 여행에 대한 즐거운 상상, 희망을 여행하라’를 통해 이렇게 얘기한다. 

여행은 ‘떠남’이 아니라 ‘만남’이라고. ‘어디로’가 아니라 ‘어떻게’의 문제이며, ‘소비’가 아니라 ‘관계’라고 말이다.

김형욱 기자  hyung@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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