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본선에 진출해서 1승만이라도 했으면 하고 원했었다. 16강 진출은 우리의 염원이었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했던 4강에 진출한 것이다. 그것은 기적이었다. 그러나 그 기적 뒤에는 「거스 히딩크」라는 리더가 있었다. 과연 그는 어떻게 했길래 그 짧은 기간동안 한국 국가대표팀을 이렇게 바꿔놓을 수가 있었을까? 「히딩크」의 리더십에 대해서 살펴보자.
첫째 : 뚜렷한 주관을 가졌다. 선수를 기용하는데 있어 외부의 청탁이나 선수의 명성 지연 학연 등을 일체 무시하고 오직 선수로서의 자질과 성품 체력 기량 등 실력을 위주로 평가하여 감독으로서 주관을 가지고 선발하였다.
둘째 :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있었다.히딩크 감독의 목표는 오직 월드컵이었다. 프랑스와의 평가전에서 5대0으로 패하고 연이은 체코 경기에서도 5대0으로 완패한 후 「5대0감독」이라는 조롱끼있는 말로 언론으로부터 놀림을 받아도 일체 개의하지 않았다고 한다.
셋째 : 소중한 것을 먼저 할 줄 아는 감독이었다. 한국팀의 전력을 분석 평가한 결과 「체력보강」이 가장 시급하고 근본적인 문제점이라고 결론짓고 체력단련에 주력했다. 『전술훈련은 소홀히 한 채 체력단련에만 매달린다』는 언론으로부터의 비평과 외국팀과의 중요한 평가전을 앞두고도 체력훈련을 쉬지 않고 계속해서 굳어진 몸 때문에 경기를 망쳤다는 빗발치는 비난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 결과 후반전만 되면 체력의 급격한 저하로 지쳐버리던 한국팀을 전·후반을 펄펄뛰며 그라운드를 누비고 자력으로 4강에 진출한 세계적인 팀으로 만들어냈다.
넷째 : 씨너지를 활용할 줄 아는 감독이었다. 평소 훈련에는 엄격했지만 선수단의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고 한다. 선·후배가 형과 아우로 우애가 넘쳐났고 선수들에 대한 감독의 깊은 신뢰는 선수들이 신명을 바쳐 자기의 역량을 100% 발휘할 수 있도록 신바람을 불어 넣었다고 한다. 이번 4강 진출의 역사적 드라마를 보면서 리더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우리는 절감했다.
지난 6월 13일 지방선거를 통해서 앞으로 4년 간 안산시를 이끌고 갈 새로운 리더로 선출된 송진섭 시장 당선자에게 몇 가지 우리의 견해를 제시하고자 한다. 물론 나름대로 주관과 계획이 있겠지만 시정업무를 추진하는데 참고로 해 주었으면 한다.
첫째 : 확고한 소신행정을 해 달라는 것이다. 선거에 의해 당선된 기초자치단체장의 경우 다음선거의 표를 의식해서 확고한 소신을 가지고 행정의 집행이나 단속업무에 소홀히 하게 되는 경우를 우리는 종종 보아오고 있다.
한 예를 들면 도로가 불법주차차량에 대한 단속을 소홀히 해서 도로 중 1개 차선은 주차장으로 변해버리게 되고 이로 인해 교통소통에 지장을 주는 것은 물론 교통사고 유발위험도 적지 않다. 시장 당선자는 소신을 가지고 행정을 집행해 주기를 바라며 집행과정에서 생계유지를 위한 영세민에 대한 특단의 대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둘째 : 시정목표를 똑바로 세우고 중요한 일부터 차근차근히 해달라는 것이다. 전임시장이 추진해 오던 일 시장당선자가 추진하고자 계획하는 일 이 양자간에 상충되는 일도 있을 것이다. 자칫 의욕이 앞서서 일의 추진부터 서두르다가 혹여 시행착오라도 생기게 되면 이로 인한 모든 손실이 안산시민에게로 돌아가고 만다. 때문에 시장당선자는 목표부터 설정하고 중요한 일부터 하나하나 추진해 주기를 바란다.
셋째 : 시민이 하나로 화합해서 안산의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는데 힘써주기를 바란다. 우리 안산은 공업입국과 수출한국의 원대한 꿈을 안고 건설된 신흥공업도시로서 전국각지에서 저마다 갖가지 사연을 안고 모여든 인구로 구성된 도시이다. 그렇기 때문에 전에 살다온 고장 출생지의 연을 따라 끈끈한 정으로 뭉치고 싶어하고 이런저런 인연을 따라 영남이니 호남이니 충청도니하고 끼리끼리 편을 갈라 지낸다면 안산의 미래는 없다. 시장당선자는 특히 이번 선거로 흐트러진 민심을 다잡고 안산을 중심으로 하나가 되도록 시민의 화합과 새로운 안산문화를 창조하는데 힘써주기 바란다.
넷째 : 항상 시민의 소리를 경청해달라. 몇 사람의 측근의 소리만 듣거나 시장실 문을 굳게 걸어 잠그게 되면 시민의 소리를 들을 수가 없다. 시민의 소리를 듣지 못하면 내가 하는 일이 가장 옳다고 생각되지만 가장 틀린일 일수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민심은 천심이다. 항상 시장실 문을 열어놓고 시민의 소리를 경청할 수 있는 시장이 돼주기를 바란다.
다섯째 : 공정하고도 합리적인 인사관리를 해 주기 바란다.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는 말이 있다. 말은 쉽지만 인사권자의 입장이 되면 퍽 어려운 모양이다. 시장당선자는 히딩크 감독이 해 온 것처럼 외부의 청탁이나 학연 지연 등의 정실인사를 배격하고 네 사람 내 사람도 가리지 말고 자질과 성품 기량 실력에 따라 공정한 인사를 해서 이들로부터 새로운 씨너지가 생겨날 수 있도록 해주기를 바란다.
히딩크감독은 18개월만에 한국축구를 세계적인 수준에 올려놓았다. 송진섭시장 당선자는 그의 약속대로 『안산시민들이 결코 후회하지 않고 4년 후에 참 잘 선택했다』는 생각이 들 수 있도록 열심히 일해주기를 바란다.
-이재중 안산신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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