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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근원 동화작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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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정보에 대해 자유롭게 자기 의견을 표현하는 것을 댓글 또는 리플(reply)이라고 한다. 의사 표현의 주요 수단인 리플이 어느새 익명성을 무기로 타인을 비방하는 마녀사냥으로 변질되어 많은 사람들을 고통 받게 하고 있다. 상대방이 올린 글에 대해 비방이나 험담을 하는 악의적인 댓글을 악성댓글(惡性댓글) 또는 악성리플(惡性reply, 줄여서 악플)이라 한다. 또한 다른 사람이 올린 글에 대하여 악성댓글을 다는 누리꾼들을 악플러라고 한다.
근거 없는 비방, 인신 공격성의 악성댓글은 개인의 생명까지 앗아가는 최악의 결과를 초래할 뿐만 아니라 상대방에게 돌이킬 수 없는 정신적 피해를 주기도 한다. 몇 년 전, 마녀사냥식 악성댓글로 인한 연예인의 자살 사건은 아직도 주변 사람들을 고통에 빠뜨리고 있다. 악성댓글로 인한 연예인의 자살은 인터넷을 즐겨 이용하는 학생 및 청소년에게 큰 영향을 미치고 있어 근본적인 대책 수립이 절실하다.
악성댓글은 개인뿐 아니라 허위사실 유포로 기업이나 회사의 이미지에 큰 타격을 주기도 하고, 국제적으로 국가의 위상과 이미지를 떨어뜨리기도 한다.
천안함 사태가 터졌을 때에도 악성댓글을 올려 국론을 분열시키려 했던 누리꾼들, 남아공 월드컵에서 태극전사들의 실수에 대한 악성댓글은 우리의 인터넷 문화의 현주소를 다시금 돌아보게 해 주었다. 아르헨티나에게 4:1로 패하자, 많은 악플러들은 패배의 원인을 수비수 오범석 선수의 부진 때문이라며 오 선수의 홈피에 악성댓글을 쏟아 부었다. 나이지리아전에선 김남일 선수의 실수로 인해 그의 아내 김보민은 악성댓글로 엄청난 정신적 충격에 빠지기까지 했다. 악플러들은 경기 직후, 김보민의 미니홈피를 찾아 김 선수의 은퇴까지 운운하며 부부를 고통 속에 빠뜨리기 까지 했다.
지난해 행정안전부와 한국정보화진흥원은 우리나라 인터넷 문화수준을 100점 만점에 66.2점, 중간등급이라고 발표했다. 악플러들은 주로 10대(55.0%)와 20대(29.8%)이고, 지난 1년간 인터넷에서 타인을 비방하거나 인신공격을 하는 횟수가 급격히 늘어난 연령시점이 14~16세로 새롭게 조사되어 이에 대한 대책도 시급한 상황이다.
인터넷에서 악성댓글을 다는 이유는 비난을 하기 위한 이유도 있겠지만, 단순히 재미나 군중심리에 의한 경우도 다반사임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제도적인 장치보다는 네티즌 스스로가 타인에 대한 배려, 상황에 대한 바른 인식과 개념을 확립할 수 있도록 꾸준한 교육 지도가 필요하다.
인터넷 문화를 품격 있게 발전시키려는 아름다운 운동이 조용히 펼쳐지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2007년부터 ‘선플달기국민운동본부’가 펼치고 있는 ‘선플운동’이 바로 그것이다. 선플운동은 인터넷상의 악성댓글로 고통 받는 사람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불어넣어 줄 수 있도록 착한 댓글을 다는 운동이다. 선플이란 착한 선(善)자와 리플의 합성어로서 착한 댓글, 건전한 댓글을 의미한다.
우리 지역의 안산공업고등학교가 지난 6월 21일, 선플달기국민운동본부가 주관하는 ‘선플운동 선언식’을 개최하여 그 아름다운 운동이 점차 확산되고 있어 무척 고무적이다. 아름다운 언어 사용 생활화로 건전한 사이버 문화를 조성하고, 특히 학생들의 사이버 윤리의식 고취와 언어폭력 예방이 선플운동의 주목적이다. 이러한 아름다운 선플운동은 학교와 기관을 중심으로 널리 활성화 되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의 인터넷 강국이지만, 인터넷 사용 문화나 네티즌의 의식은 아직 이를 못 따라가고 있는 게 현실이다. 기술과 인프라도 중요하지만, 따뜻한 인성이 결합돼야만 진정한 정보기술 강국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올바른 정보통신매체 문화 확립을 위해 정부차원의 대책이 시급하다고 목소릴 높이고 있지만, 업계의 전문가 이야기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아무리 새로운 제도를 만들고 처벌을 강화해도 모든 악성댓글을 일일이 단속하기란 불가능합니다. 지속적으로 인터넷 문화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고, 누리꾼 스스로 자정 활동을 벌이는 것이 근본적인 대책이 될 것입니다.”
류근원 동화작가(화성비봉초등학교 교장) kwroo@hanmi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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