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자신에게 진실하기


▲ 김학중 꿈의교회 목사

요즈음 텔레비전 광고를 보면, 눈이 어지러울 지경입니다. 저마다의 상품을 광고하는 그 기술과 아이디어가 얼마나 현란하고 창의적인지, 절로 감탄이 나옵니다. 물론 사실에 근거한 제품 설명을 하고는 있지만, 그들의 고민과 추구하는 바는 모두 하나같이 똑같습니다. 바로, 조금 과장을 해서라도 “어떻게 하면 이 제품을 더 멋져 보이게 할까?”입니다.

사람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를 잘 표현하는 것은 경쟁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필수 요소가 되었습니다. “어떻게 나를 잘 알릴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볼 수도 있겠으나, 사실 엄연히 말해서 사람들이 고민하는 것은, “어떻게 나를 있는 모습 그대로 알릴까?”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나를 더 그럴싸하게 포장할까?”에 더 가까운 것 같습니다. 취직을 하려든지, 누군가를 처음 만나 관계를 맺으려 할 때라든지, 사람들은 더 잘 보이기 위해 애를 씁니다.

그렇습니다. 이처럼 세상을 살아갈 때 생존의 필수 전략 법칙은 과대 포장입니다. 실제보다 부풀려서 말해야 더 좋은 결과를 얻습니다. 지식도 부풀리고, 재산도 부풀립니다. 작은 차를 탈만한 형편인데도 큰 차를 타고, 테니스를 칠 형편임에도 골프를 친다고 야단을 떱니다. 이렇게 세상에서 사람들은 서로서로 자기를 알아주기를 바랍니다. 사람들에게 인정받기를 바랍니다.

그런데 이 같은 노력을 계속하다보니, 다소 무리하게 되는 것입니다. 실력이 모자란 것처럼 보일까봐 아는 체하게 되고, 못사는 사람처럼 보일까봐 힘들여서 좋은 옷 사고, 고급차를 타고 다닙니다. 자꾸 내가 아닌 나로 자신을 포장해 가고, 심지어는 진짜 자기 모습을 잃어갑니다.

17세기 프랑스의 대표적 우화시인 ‘라퐁텐’은 “이 세상에는 전 세계를 알지만 자기 자신을 모르는 자가 많다.”고 말했습니다. 오늘 많은 사람들이 사회를 알고, 세계를 압니다. 정치를 알고, 경제를 압니다. 심지어 미래세계를 예측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정녕 알아야 할 자기 자신을 모르고 있습니다. 바로 여기에 비극이 있는 것입니다.

만일 우리가 우리 자신을 깊이 있게 알게 되면, 우리는 우리 자신의 왜곡된 모습을 보게 되고, 나를 비롯하여 다른 사람들에 대해서도 그 한계를 깨달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점점 더 우리 자신을 포장해 가면서, 그 부족함을 직시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있으며, 이러한 상태가 지속 될수록 ‘교만’이라는 늪에 빠질 위험은 커져가고 있는 것입니다.

이 ‘교만’은 현대인들의 소외감을 잘 반영해 줍니다. 서로서로에게 약한 모습은 보이면 안 되기에, 사람들은 내가 다른 사람보다 더 잘나야만 한다는 강박증에 시달리면서 점점 더 고립되어 갑니다.

여러분 스스로 분명히 생각해 보십시오. “나는 누구인가?” 하고 스스로에게 질문해 보십시오. 단, 이 질문을 할 때에 자기 자신 앞에 진실하십시오. 생각을 바꾸면 자기 자신이 보입니다. 지금 스스로 꾸미고 있는 그 모습이 진실로 여러분의 모습입니까? 아니면, 진짜는 속에 감춰두고, 실제의 내가 아닌, 그저 다른 사람들 눈에 좋아 보일만 한 모습으로 포장하고 있는 것입니까?

우리는 스스로에게 진실하게 있는 모습 그대로를 살아가도록 노력하고, 또 내가 함께 살아가는 다른 사람들에게도 포장 된 모습을 요구하는 게 아니라, 그 있는 모습 그대로를 용납해 주며 사는 세상을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서로의 연약함이 통용 되고, 이해되어 질 때, 사람들은 비로소 더불어 살아가는 것에, 기쁨과 행복을 느낄 수 있지 않겠습니까?

김학중 꿈의교회 목사 webmaster@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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