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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학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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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부는 40년간의 부부생활을 유지하다가 이혼 7년 전부터 대화 없이 메모로만 의사표현을 하고 생활했다고 합니다. 남편은 아내가 깻잎을 상에 올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폭행하였고, 병원신세까지 지게 했다고 합니다. 이 남편의 가부장적인 태도와 아내를 통제하고 간섭하고 폭행한 것을 근거로, 재판부는 이들 부부에게 이혼할 것과, 남편은 아내에게 위자료를 지급할 것을 판결했습니다.
가만히 주위를 둘러보면, 결혼하고 나서 아내에게 부당한 요구를 하는 남편들이 종종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 아내가 어쩔 수 없이 참고 지내다가 아이들이 모두 성장한 후 황혼 이혼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합니다. 이런 일들이 얼마나 일반적인 일이냐 하시겠지만, 가정상담소를 찾는 아내들의 사연들을 보면 결혼하고 남편들의 부당한 대우와 폭언, 폭행에 시달리는 경우는 우리 생각보다 훨씬 많다고 합니다.
특히 전통적인 가치관을 갖고 권위주의적 방식으로 아내와 생활하길 바라는 남편의 경우를 보면, 아내가 생활에서 활력을 잃고 기죽어서 지내는 경우가 있습니다. 아내의 바깥활동을 모두 금지하고, 집에서의 살림까지 관여합니다. 심지어는 나물 하나 사는 것까지 간섭하고 타박하니 아내들이 어찌 기죽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물론 요즘에는 과거와 달리 아내의 입김이 집안에서 세고, 많은 남편들이 아내의 눈치를 보면서 살아가지만, 불과 한 세대 전만해도 남편들이 아내들에게 “당신이 뭘 안다고 나서?” 하면서 핀잔주는 일이 잦았습니다.
당시 여성들의 교육 기회는 남성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했었기 때문에, 많은 경우의 아내들은 남편으로부터 이런 얘기를 지속적으로 들으면서 사는 동안 자존감에 심각한 영향을 입어서, 스스로도 “나는 뭘 잘 모른다.” “어차피 나보다 남편이 더 낫다”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었다고 합니다.
이렇듯, 남편이 아내의 아이큐나 능력, 사회성이 자신보다 매사에 뒤떨어지는 것처럼 자꾸 말을 하게 되면, 아내는 진짜로 자신의 능력을 그렇게 믿게 된다는 것입니다. 가정에서, 배우자의 자격으로 무심코 던진 무시하는 말 한마디는 평생토록 자신감을 잃게 만들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한 가지 재밌는 사실은 아내를 무시하고 또 폭행하는 남편들의 심리조사를 했던 결과를 보니까, 그들 대부분이 내면에 ‘아내에 대한 열등의식’을 가진 남자들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입니다. 즉, 자기가 어떤 면에서든지 아내보다 못한 것이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되면, 그것을 감추기 위해서 사전에 아내를 기죽이는 억지 방법을 쓰게 된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것은 심리적인 동기로, 미리 계획하거나 의도하여 하는 행동은 아니지만, 본능적인 자기 방어의 태도인 것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누군가를 무시하고 깎아 내린다는 것은, 바로 그 자신의 열등감을 표출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공격적이고 배려심 없이 남에게 함부로 대하는 사람들을 볼 때, 잠깐 화를 누르고, 그 사람을 바라보면서, 오히려 긍휼히 여기는 마음을 가져보면 어떨까요?
그들이 잘 모르고, 내면에 해결되지 못한 상처와 낮은 자존감 때문에 느낄 수밖에 없는, 많은 위기감과 알 수 없는 두려움, 그리고 소외감과 열등의식 등을 이해해 주려고 노력해 보는 것입니다.
나를 무시하려고 하는 그 사람을 오히려 더 큰 가슴으로 감싸 안아 줄 때, 어쩌면 자존심으로 굳게 닫힌 그들의 마음을 열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김학중 꿈의교회 목사 webmaster@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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