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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학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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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8일부터 보도되기 시작했던 이 사건의 발단은 단순한 ‘사기’였습니다. 50대 중반의 한 남성이 자신이 처남들에게서 횡령(?)했던 약3억 원을, 올해 초 자신의 밭에서 작업을 하던 굴삭기 기사가 훔쳤다고 덮어씌우려 했던 사건이었습니다. 이 남성이 실제 굴삭기 기사에게 누명을 씌운 액수는 7억 원으로, 원래 문제가 되었던 금액의 2배를 넘었습니다.
하지만 억울했던 굴삭기 기사가 경찰에 도움을 요청하면서, 사건은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발전했습니다. 8일에는 이 남성이 17억 원을 자신의 마늘밭에 숨겼다고 경찰에게 진술했지만, 수사가 전개되면서 금액은 날마다 증가하여 10일에는 100억 원을 넘어섰고, 11일에는 결국 약111억 원이 되었습니다. 알고 보니 불법 인터넷도박 사이트를 운영하여 막대한 이익을 남겼던 처남들이 맡긴 돈이었습니다. 결국 소탐대실(小貪大失)의 전형이 되고 만 사건입니다.
비록 이런 머리기사는 아니었지만, 동시에 화제가 된 사건은 4,000억 원이 넘는 세금을 추징당한 한 자산가의 세금탈루였습니다. 총자산이 약10조 원으로 추정되는 이 남성은, 국내에서도 약1조 원에 달하는 소득을 달성했지만 세금은 한 푼도 내지 않았습니다. 소위 ‘조세피난처’에 페이퍼 컴퍼니(paper company)를 세워 사업을 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국세청은 이 자산가의 활동을 끝까지 추적하여 무려 4,000억 원이 넘는 세금을 추징하였습니다.
비록 별개의 사건들이지만, 이 두 사건은 공통적으로 ‘돈 벌기 참~ 쉽다’고 말해줍니다. 그런데 정말 돈벌이가 그렇게 쉬운가요? 결코 아닙니다. 영세 자영업자들은 100원 단위 이익을 위해 땀을 쏟고, 일반 회사원들은 월10만 원짜리 적금 드는 것도 너무 어렵습니다. 한마디로 돈 버는 사람들은 ‘긁어모으고’, 어려운 사람들은 죽도록 일해 겨우 끼니 때운다는 말입니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일까요?
물론 이런 불로소득(不勞所得) 증가 및 부익부 빈익빈(富益富 貧益貧) 현상이 벌어지는 데는 여러 요인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현상들이 공통적으로 전제하는 것은 ‘정직한 땀 흘림은 부질없다’는 사고방식입니다. 정직한 노력은 어리석은 헛손질일 뿐, 정말 성공하려면 그런 길을 택하면 안 된다는 생각입니다. 정직한 사업 활동은 교과서에나 등장하는 훈화(訓話) 내용일 뿐, 우리가 사는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생각입니다. 일단 돈만 모으면, 나머지 문제들은 번 돈이 해결한다는 물질만능주의적인 생각입니다. 서양 속담에도 ‘Money talks (돈이 말한다/힘을 쓴다, 결정한다, 권력이다)’라는 표현이 있지 않습니까?
하지만 현대가 아무리 물질주의적인 사회라 할지라도, 이런 의식이 사회 전반적으로 팽배해지는 것은 관할당국을 비롯한 이 사회의 지도층이 그런 분위기를 만드는 데 일조(一助)하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 사고방식과 행위가 통하는 시스템이 이미 구축되었기 때문입니다.
일례로 끊임없는 전화사기(보이스 피싱/voice phishing) 피해가 전국적으로 속출해도, 행정, 금융, 사법당국 및 통신회사 중 어느 누구도 근본적인 대책을 내놓지 않습니다. 또한 휴대폰 스팸(spam)문자를 통한 사기성 데이터요금부과 문제에 대해서도, 통신회사들은 자신들의 이익만 챙길 뿐 매우 소극적인 대처만 하고 있습니다. 결국 손쉽게 돈 버는 방법이 눈에 보이는데, 누가 힘들여 땀을 흘리겠습니까?
이 사회가 건강하게 유지되고 발전하려면, ‘정직한 땀 흘림’의 가치가 존중되어야 합니다. 정직하고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성공하고 승리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사회지도층부터가 각종 편법과 부정직한 방법으로 성공하는 모습을 보이는 이상, 이 사회의 암울한 그늘은 점점 커져갈 것입니다. 젊은이들도 더 큰 절망과 분노 가운데 방황하게 될 것입니다. 이 사회의 정당한 권위들조차 힘없이 무너져 내릴 것입니다.
‘정직한 땀 흘림’이 존중받는 사회는 관할당국의 노력으로만 만들어질 수는 없습니다. 우리 가정의 자녀들부터 바른 가치관을 가지도록 부모가 많은 관심을 쏟아야 합니다. 오늘 일찍 집에 들어가 가족과 함께 저녁을 나누어 보십시오. 그리고 이 세상에서 가장 귀한 것은 바로 우리 가족이라는 것을 직접 말하고 보여주십시오. 오늘도 당신이 바로 그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땀 흘리고 있음을 느끼게 해주십시오.
김학중 꿈의교회 담임목사 webmaster@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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