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성식 변호사

우리나라 사람들의 평균 수명은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라고 한다. 실제로 주변에서 보면, 예전과 달리 60세가 넘어도 왕성하게 경제활동을 하는 분들을 많이 볼 수 있다.

나이만 60세이 넘었을 뿐, 공사현장에서 일을 하시는 분들도 있고, 주변 여러 직종에서 경제활동을 하시는 분들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우리 주변을 보면, 고령화 추세에 따라 60세라는 나이는 경제활동에 있어서 큰 장애가 되지 않으나, 법적인 문제에 있어서는 이러한 실제적인 현상이 그대로 반영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갑은 다니던 회사를 퇴직한 뒤로 특별히 취업을 하지 않은 채 지내다가 만 61세 2개월이 된 시점에서 불의의 사고로 다치게 되었다. 이런 경우 갑은 우선 사고 발생 경위에 따라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게 되는데, 갑이 청구할 수 있는 손해배상은 위자료, 치료비와 같은 적극적 손해, 일실수입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갑의 위자료 청구나 치료비 등과 같은 적극적 손해에 관한 배상청구는 아무런 문제가 없으나, 일실수입 청구가 당연히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에서 무직자의 일실수입은 통상 도시 일용근로자의 노임(또는 농촌 일용근로자의 노임)을 기준으로 하는데, 여기서 가동연한을 통상 60세로 보고 있다.

따라서 만약 10세인 아동이 사고로 다치거나 사망했다면, 일실수입은 그 아동이 경제활동 가능한 연령에 도달해 일을 할 수 있었을 때로부터 시작하여 60세까지 일을 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여 산정된 수입을 기초로 하고, 따라서 위에서 예를 든 사안처럼, 사고를 당한 갑의 나이가 이미 가동연한으로 인정되고 있는 60세를 넘었다면, 위자료나 치료비 청구는 인정될 수 있을지언정, 갑의 일실수입 청구는 받아 들여 지기는 힘들다.

간혹 별다른 직업을 가지고 있지 않은 60세 넘는 분이 교통사고를 당한 사안과 관련해 그 가족들과 법률상담을 하다보면, 우리나라에서 인정되는 위자료가 사실 그리 크지 않고, 일실수입도 60세가 넘기에 인정되기 힘들다는 것을 확인하는 가족들은 쉽게 믿지 못한다는 표정을 보이기도 한다.

기회가 되면 바로 일을 하실 수 있고, 실제로 공사현장에서도 종종 일을 하셨던 분이 교통사고로 갑자기 돌아 가셨던 것인데, 위자료와 치료비만 청구할 수 있다는 것을 수긍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60세를 가동연한으로 보는 법원의 입장은 우리나라가 고령화 사회에 진입했고, 실제 경제활동 현황과도 부합하지 않는 부분도 있기에, 일정 기간 후에는 입장 변화가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문성식 변호사  moon2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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