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봉식 민주노동당 경기도당 안산시위원회 정책부장

안산시 회계과장의 고잔 37블럭 개발방안에 대한 언론 기고를 읽고, 안산시를 이끌어 나가는 고위 공무원의 문제 인식에 대하여 우려를 금할 수 없어 반론을 제기하고자 한다.

‘명품아파트를 만들어 상위 계층을 유입하고, 인구 유입 효과로 주변 상가를 활성화 하겠다’

‘인구 75만의 도시에 내로라하는 명품아파트 하나 없는 현실’이 인구 유입을 저해하는 것인가? 인구 유입을 위한 주거 환경은 단순히 좋은 집 짓는 문제가 아니라 교육, 복지, 문화 여건 등 다양한 제반 사항이 개선되어야 하는 문제이다.

현재의 제반 사항과 여건을 놔두고 37블럭에 명품아파트를 짓는다고 상위 계층이 유입된다는 가정은 환상에 불과하다. 진정한 주거 환경 개선은 상위 계층 유입이 아니라 현재 안산시민들의 열악한 주거 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먼저 일 것이다.

또한, 인구 유입으로 주변 상가를 활성화 시킨다고 하는데 현실 가능한 방안인지 의문이다. 현실 경제 상황은 세계 전반에 걸쳐 장기적인 부동산 경기 침체기 있다. 우리나라 경우를 보더라도 서울 뉴타운 개발이 중지되고, 판교 신도시 등 전국적으로 미분양 사태가 속출하고 있다.

‘공개경쟁을 통한 매각이 불가능하다’

우리의 주장은 매각을 통한 민간 건설사에 아파트를 짓도록 하자는 것이 아니라, 용도 자체를 좀 더 새롭게 고민하자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산시 담당과장이 명백한 오류를 주요 근거로 기고한 것은 심히 유감스럽다.

안산시는 이미 도시계획위원회에서 37블럭에 대해 ‘공공청사부지’ 용도를 해제하여 공시만 남겨둔 상태이다. 이 말은 37블럭이 ‘공공청사부지’로 지정되어 있으면 민간이든 안산도시공사든 아파트 건설 사업은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바꾸어 말하면 해제만 되면 매각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전문가 자문. 토의. 시의회 설명회’ 등을 통한 결정이라고 하는데, ‘의견을 물어봤거나 설명을 했다’는 것만으로 충분한 의견 수렴일 수 없다. 실제 안산시의회에서도 일방적 사업 추진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안산시 재정 악화를 해결 하겠다’
아파트 건설 후 분양을 통한 취득세와 등록세로 세수를 얻겠다는 것인데, 취득세. 등록세를 받으려면 최소 3~4년이 지나야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세계적. 구조적 불경기가 해소되지 않으면 일시적일 수밖에 없다. 또한, 분양 이익을 얻는 것도 3~4년이 지나야 할 뿐 아니라, 대규모 미분양 사태로 오히려 재정을 악화시킬 수 도 있다.

그동안 안산시장들의 충분한 타당성 검토 없는 치적 쌓기용 개발 사업 추진과 전시성. 낭비성 예산 운영, 연이은 부패 스캔들 등이 도시 이미지를 추락시키고 재정 위기를 부추겨 왔다.

시민사회의 정당한 문제 제기에 대하여, 거짓까지 동원해가며 ‘아무렇게나 말한다’거나 ‘선량한 시민들과 우리 사회에 나쁜 영향을 준다’고 폄훼하는 안산시 고위 공무원의 독선이 심히 우려스럽다.

안산시는 아파트를 지어 놓으면 인구가 유입되고, 세수도 늘어난다는 비과학적 환상에서 깨어나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안산을 살기 좋은 명품도시로 만든다는 것은 단순히 명품아파트 하나 짓는 게 아니라 현재 안산 인구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서민들이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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