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성식 변호사

매출액 과소 신고가 발견되면, 통상 가산세가 부과된다. 그런데 만약 매출액 과소 신고가 매출액을 누락하기 위한 의도에 기인한 것이 아니라 회사 내부의 전산시스템 운영상의 문제 등에 기인한 경우에도, 가산세는 부과되어야 하는 것인가?

이에 대해 최근 대법원에서는 국내 유명기업이 제기한 소송에서 세무서의 손을 들어 주었다.

신문에 보도된 내용에 따르면, 갑이라는 회사는 회사 내부의 조직개편을 했는데, 당시 이루어진 개편 내용에 따르면, 종전 마케팅 부분에 속해 있던 요금기획팀이 전략본부로 이전됐고, 따라서 통신접속과 관련한 수입은 새로운 조식개편에 따라전략본부의 매출액으로 신고 됐어야 한다.

그런데 담당 직원의 실수로 전략본부의 수입액으로 신고 됐어야 하는 매출액은 종전처럼 마케팅 부분으로 신고 됐다.

결국 전체 매출액은 모두 신고 되었으나, 마케팅부분에서는 과다 신고 된 반면, 전략본부에서는 그 만큼 과소 신고 되었고, 이에 세무서는 전략본부의 매출액이 과소 신고 됐다며 불성실가산세를 부과했다.

갑이라는 회사는 가산세 부과가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했고, 고등법원은 과소 신고에 정당한 사유가 있다며 갑의 손을 들어 주었으나, 대법원은 전체적으로 부가세 납부세액을 모두 신고했더라도 매출액 누락에 따른 가산세 부과는 정당하다는 판단을 했다.

보도된 내용에 따르면, 대법원은 ‘세법상 가산세는 과세권의 행사 및 조세채권의 실현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납세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법에 규정된 신고, 납세 등 각종 의무를 위반한 경우에 개별세법이 정하는 바에 따라 부과되는 행정상의 제재로서 납세자의 고의, 과실은 고려되지 않는 반면, 이와 같은 제재는 납세의무자가 그 의무를 알지 못한 것이 무리가 아니었다고 할 수 있어서 그를 정당시할 수 있는 사정이 있거나 그 의무의 이행을 당사자에게 기대하는 것이 무리라고 하는 사정이 있을 때 등 그 의무해태를 탓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가 아닌 한 세법상 의무의 불이행에 대해 부과되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또한, 위 사안에서 정당한 사유가 있었는가에 관하여는 ‘전산시스템을 운영함에 있어 좀 더 주의를 기울였다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었고, 정보통신 관련 대기업으로서 전산시스템의 운영·관리에 전문적 지식을 보유하고 있을 터이므로 그에 따른 책임은 스스로 지는 것이 마땅하며, 누락된 매출액의 규모가 거액이었기에, 갑이 부가가치세 신고 시에 각 사업장별 신고 매출액을 확인했더라면 매출액의 누락사실을 발견할 수도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해 보면, 부가가치세 과소 신고를 탓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번 판단은 여러 사정들이 고려된 것으로 보이지만, 납세자는 늘 상당한 주의를 기울여 신고를 해야만 뜻하지 않는 가산세로 낭패를 겪지 않을 수 있다.

문성식 변호사  moon2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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