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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현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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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 세계를 사로잡았던 슈퍼스타인 그가 고국으로 돌아오자 빈민촌에 정착한 후 지금도 떠나지 않고 살고 있다.
사람 사는 맛을 찾아 빈민촌으로 들어왔고, 교육을 못 받는 아이들이 빈민층이 되어 사회문제를 일으키고 그들이 자녀들이 또 그렇게 하는 빈곤의 악순환을 막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이 교육이라는 생각으로 화재로 동네학교가 불타서 없어지자 자신의 집을 학교로 사용하게 했으며 올해 60인 지금에도 이 지역 가난한 아이들을 위한 유일한 공부방 아낙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아이들에게 필요한 책 한권, 연필 한 자루까지 공연을 통한 수익금으로 채워주면서… 아키노의 암살에 거리로 나선 분노한 민중들 앞에서 슬픔과 분노를 노래로 표현하고, 소외이웃, 술집여자, 해외 이주노동자, 감옥에 갇힌 이들의 아픈 삶을 노래하며 빈민가의 이웃들과 생사고락을 함께해온 그의 일생을 방송을 통해 접하며, 필리핀 국민들이 왜 그를 국민가수로 호칭하며 무한한 사랑과 존경을 표현하고 있는가를 실감하였다.
# 1988년 청량리역 광장에서 나흘을 굶어 쓰러져 있는 무의탁노인을 본 뒤 곤로와 양은냄비로 라면을 끓여 열심히 정성껏 라면을 끓였다. 열흘 내내 먹고서 청량리 지하도에서 토하기도 했다.
아내가 준 78만원의 잔고가 있는 통장으로 부활절에 라면 대신 밥을 해주고 손을 털겠다고 마음먹었다.
평소보다 갑절인 80여명의 노인이 몰렸다. 밥을 해주는 광경에 시장 상인들이 감동을 받았다. 끝내고서 리어카를 밀고 가는데 상인들이 무·배추·생선을 올려놓았다. 그가 사는 공간에 쌀 포대를 갖다놓았다. 두 달간 그런 일이 벌어졌다.
이 소식을 듣고 각 교회에서 돌아가며 쌀과 봉사 인력을 담당하겠다고 했다. 최일도 목사의 다일공동체는 이렇게 시작되어 수천 교회와 수만 명이 참여하는 운동이 되었으며 2011년 5월에 500만 그릇을 돌파했다.
무상급식의 사례는 1992년에 성남에 정착하여 독거노인 밥 배달을 시작으로 1998년부터는 노숙인을 위해 무료급식을 시행하는 이탈리아출신의 김하종(빈첸시오 보르도) 신부, 6년째 노숙인 무료급식소인 ‘민들레국수집(인천 동구 화수동)’을 운영 중인 ‘인천 노숙인들의 대부’ 서영남(55)씨,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소외계층을 위한 식당이자 실직자와 노숙자에게는 자활희망을 꿈꾸게 한 원주밥상공동체의 허기복(48)목사 등 어디서라도 접할 수 있으며, 각 도시마다 주요한 거점에서도 쉽게 목격할 수 있는 광경일 만큼 심각한 사회현실이다.
# 1998년의 일이다. 실업자 150만 명이라는 초유의 불황을 가져온 만큼 우리의 피부로도 IMF의 위력을 직감할 수 있을 정도였다.
이러한 중에 반월공단에 있는 기업의 후원으로 반찬봉사활동을 시작하였다. 후원기업이 위치해있는 지역의 동사무소로부터 20명의 지원자 명단을 받아 시작을 했다.
처음에는 무뚝뚝한 표정으로, 당연히 받아야할 것을 가지는 듯한 그들의 태도에 대해 못마땅하다는 회원들의 불만이 없지는 않았으나 그들과 얼굴을 익혀가면서 인간적인 정을 쌓아가며 그들의 소개 소개로 지원해야할 가정은 점점 늘어나는 반면에 지원기업의 상황이 어려워졌다.
조금씩 지원이 줄다가 결국 우리가 자체적으로 비용을 충당해야했고, 우리의 사정 또한 넉넉지 않은 관계로 봉사자들도 하나, 둘 참여를 포기하기에 이르러 결국은 동사무소에 상황을 이야기하고 반찬나누기 봉사를 접을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우리가 포기할 수 없어 도시락으로 바꾸어 전달한 가정 중 하나가 약간의 치매가 있는 할머니 댁이었다. 10년째 중풍을 앓고 있는 할아버지를 모시고 살고 있었다.
할아버지가 기업체를 운영하며 아들 딸 6남매를 남부럽지 않게 키웠지만 중풍에 걸리자 형제들 간의 재산싸움으로 회사를 부도내고 전체재산을 나누어 가지고, 그들을 반 지하방에 방치하고 전화조차도 하지 않고 살고 있음에도 “고맙구먼, 그저께는 딸이, 어제는 며느리가 왔다가서 먹을 것이 많은데…” 라며 자식을 변명해주는 모습을 보며, 저것이 부모의 마음이구나 하는 생각을 절실히 느꼈다.
할아버지가 별세한 후 딸이 할머니를 모신다는 말을 듣고 도시락 전달을 중단하였지만 그들을 생각하면 지금도 마음이 개운치 않다.
# “굶는 사람은 없는 시대”라고 이야기하지만 최저생계비(4인가구 월 143만9413원)를 못 버는 절대 빈곤률이 14%로 10명중 1~2명이 끼니를 걱정하고 있으며, 우리 국민이 평균적으로 1백만원을 벌때 겨우 8500원이하를 벌어 생계를 꾸려가는 사람이 정확히 10명중 1명이다.
경제성장의 혜택은 상위권이 집중되고 복지예산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중도 7.0%(86조4000억원-11년 기준)로 유럽의 절반에도 못 미쳐 빈곤층으로 전락하는 가정들이 점차 늘어가고 있으며 설상가상으로 사회안전망조차 OECD국가 중 최하위이다.
명실공한 복지국가라지만 유럽에서 배운 복지의 학습효과, 통일문제의 특수성, 국가의 재정적자의 확대 등으로 인해 복지예산의 비중확대도 난감한 실정이며 주민복지의 첨병이라고 할 수 있는 지방자치단체의 경우도 거의 예외 없이 적자에 시달려 개별적인 정책의 시행은 엄두도 낼 수없는 실정이다.
무상급식소의 줄은 줄어들지 않은데 점점 닥쳐오는 노령화 사회까지 준비해야하니 우리나라의 복지미래가 그저 암울할 지경이다. 설상가상으로 극빈층, 장애인, 노인, 아동, 복지시설 등 모든 곳이 재정의 어려움을 하소연하고 있는 실정으로 이러한 모든 것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우리의 고유전통인 환난상휼과 상부상조의 정신이 정말 그리울 때이다.
박현규 논설위원 webmaster@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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