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의회가 착공 5년만에 완공했지만 애물단지로 전락한 경전철 ‘에버라인’에 대한 청문회를 시작했다는 소식이다.

잘못된 수요 예측 등으로 매년 850억원의 적자보전 등 향후 30년간 2조5천억을 부담해야 하는 원인을 밝히기 위해서다.

용인경전철은 원래 지난해 7월 개통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이용객이 당초 계획 14만 명보다 11만 명이 적은 3만 명으로 분석되자 운행을 못하고 흉물로 방치되고 있다. 시행사에 운임수입 부족분을 메워주자면 하루 1억5000만원씩 30년간 총 1조6500억원의 세금이 더 들어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민 세금 7287억원을 허투루 쏟아 붓고 앞으로도 엄청난 추가 세금폭탄이 예고돼 있는 경전철 사업을 추진하고 진행했던 당시 시장들과 시의회의장은 청문회 자리에 나와 변명으로 일관하는 등 모두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인천도 인천교통공사가 853억원을 들여 완공한 국내 최초의 도심형 모노레일인 월미은하레일 때문에 골치를 앓고 있다.

인천교통공사가 2008년 착공, 853억원을 들여 건설한 월미은하레일도 단 하루도 운행해보지 못해보고 철거를 검토하고 있다. 인천시가 2009년 인천 세계도시축전을 위한 볼거리를 만든다는 명분을 앞세워 충분한 검토 없이 사업을 서두른 탓이다. 개통도 못 해보고 거대한 고철 덩어리 신세가 된 월미은하레일를 철거하는 데만 또 250억원이 들어야 한다. 인천시민들 입장에서는 정말 분통 터질 일이다.

결국 세금 낭비를 제대로 감시하지 못한 후유증이 두고두고 인천시민과 용인시민을 괴롭힐 전망이다.

이런 게 어디 용인시와 인천광역시뿐이겠는가.

이런저런 대형사업의 유혹은 여전히 안산에도 남아있다. 돔구장과 90블럭 개발사업은 아직 결론을 내놓지 못한 채 담당 공무원의 파일 속에 남아있다.

이를 감시하고 견제해야할 안산시의회는 민주당과 한나라당간의 당쟁으로 인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

시의회가 ‘사동90블럭·돔구장 개발사업에 대한 행정사무조사 특위’ 구성을 추진하다 행정사무조사 발의서에 서명을 한 한나라당 의원들이 뒤늦게 “행정사무조사가 자칫 안산시에 면죄부를 쥐어질 수 있다”며 반대입장을 취하고 나서 관련안건이 본회의에 상정되지도 못하고 철회됐다. 아쉬운 대목이다.

대형사업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통해 타당성이 있다면 당장이라도 추진해야 하며 그렇지 않다면 지금이라도 사업을 접어야 한다. 언제까지 공무원들의 책상 속에 남겨둘 것인가.

안산도 용인경전철과 인천 월미은하레일이 재연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 세금 낭비에 눈을 부릅떠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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