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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근원 동화작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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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아직 힘이 약하지만, 너희들이 자라서 우탄트 총장처럼 세계를 이끌어가는 훌륭한 사람이 많이 나왔으면 한다.”
아직까지도 쇳소리 같은 그 말씀이 귓전에 들리는 듯하다. 그리고 그 초등학교 출신 선배가 유엔 사무총장이 되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지난 6월 22일 재선이 확정, 5년 연임이 확정되었다. 192개 유엔 전 회원국 대표들은 표결없이 모두 이에 동의하는 기립 박수까지 보냈다. 반 총장 특유의 리더십을 온 세계가 재확인해주는 자리였다. 이에 따라 반 총장은 오는 2016년 말까지 당당하게 유엔을 다시 이끌어가게 되었다.
반 총장은 임기 초기에만 해도 세계 각국으로부터 카리스마가 부족하다는 평을 받으며 국민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만들었다. 반 총장의 조용한 행보에 심지어는 ‘보이지 않는 사람(invisible man)’이라는 비난까지 뒤따를 정도였다. 그러나 4년 반이 지난 지금, 누구도 반 총장의 리더십에 이의를 제기하지 못한다. 초기에 나왔던 그 혹독한 비난도 쑥 들어가고, 반 총장은 192개국 모두의 지지를 받으며 자랑스럽게 연임에 성공했다.
반 총장은 수락연설에서 “국제 평화와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선서했다. 수락연설을 하는 반 총장의 모습이 얼마나 당당한지, 얼마나 자랑스러웠는지 모른다.
유엔 사무총장은 국제연합 사무국의 행정수반으로 내부적으로는 유엔 사무국의 수석행정관으로 규정되어 있다. 임기 5년의 유엔사무총장은 흔히 ‘최고위 외교관, 세계의 CEO’로 불린다. 유엔의 실질적 수장으로, 192개국이 참여하고 있는 세계 최대 국제기구인 유엔을 관리하면서 국제분쟁 예방을 위한 조정과 중재 역할을 맡는다.
유엔 사무총장은 1만 6000여 유엔 직원의 인사권 및 막대한 예산을 집행할 수 있는 권한까지 갖고 있다. 어디 이뿐이랴. 유엔 총회를 비롯해 안전보장이사회, 경제사회이사회, 신탁통치이사회 등 모든 회의에 사무국 수장자격으로 참여한다. 국제적으로는 국가원수나 총리급 예우를 받고 있다.
이런 막중한 위치에 있는 유엔사무총장에 반 총장이 연임까지 되었으니 반가운 마음 무엇으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이다. 국민을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소식을 언제 들었는지 까마득할 정도여서 더더욱 반갑고 행복한 마음 그지없다.
국내에서는 대통령까지 나서 부처 장관들에게 나라가 온통 썩었다고 질책까지 할 정도였으니 우리 사회의 현주소가 어떤지 깜깜하기만 하다. 국민을 위해 발 벗고 봉사해도 모자랄 단체들이 밥그릇 싸움에 이전투구 현상까지 보이고, 내년 총선과 대선을 결부시켜 선거표까지 거들먹거리는 한심한 작태에 국민들은 분노하고 있을 정도이다. 의사협회와 약사회,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 갈등, 대학등록금 문제, 끝없이 터져 나오는 저축은행 비리사건, 민생문제는 아예 제쳐놓고 내년 총선에 올인하려는 꼴불견 정치인들….
어두운 이야긴 그만 두고 다시 반 총장으로 돌아가자. 반 총장의 성실함은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이다. 어릴 적부터 책벌레, 공부벌레란 말을 듣고 자랐고, 외교관이 된 이후에도 일벌레라는 얘기를 들을 정도였다. 고등학교 재학 시절, 미국에 가서 케네디 대통령을 만난 인연으로 외교관의 꿈을 품게 되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이 나라의 많은 학생들이 반 총장을 멘토로 큰 꿈을 가졌으면 한다.
반 총장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나는 탁월한 사람이 아니다. 어떤 자리를 바라고 일하지도 않으며, 내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할 뿐이다.”라고 강조해서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곤 했다. 이런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누구나 그의 따뜻하고 열정적인 모습에 감동을 받게 된다고 한다.
우리는 지난 4년 반 동안 국제 평화, 안보, 개발, 인권 등 다양한 분야에서 반 총장의 탁월한 리더십을 보아왔다. 국제 사회가 당면한 여러 도전에 열정적이고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반 총장의 모습에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앞으로도 반 총장은 험난한 가시밭길을 걸어야 할 것이다. 지나온 길보다 앞으로의 길이 더욱 어려울 것이다. 더 나은 지구촌을 위한 강한 유엔을 만들고자 하는 반 총장의 길에 뜨거운 격려를 아낌없이 보내야 한다. 아울러 우리나라도 유엔 회원국으로서 유엔의 이상과 목표를 실현해 나가는 데 큰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류근원 동화작가(안산화랑초등학교 교장) kwroo@hanmi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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