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 평화상 시상식이 열리는 평화의 상징국가 노르웨이에서 23일 폭탄테러 및 총기 난사사건으로 100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해 지구촌이 충격에 빠졌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이번 사건을 일으킨 주범이 극단적인 극우 민족주의자로 다문화주의 혐오자의 소행임이 밝혀지면서 우리 사회 내부의 반(反)외국인 정서에 대한 경각심도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 외국인 거주자 수는 약 130만 명이다. 전체 인구의 2.7%에 해당한다.

안산은 이들 외국인 중 4만3천여명이 거주해 전국에서 가장 많은 외국인이 거주하고 있으며 국가별로도 65개 국가의 외국인들이 안산에서 삶을 영위하는 다문화도시이다.

이들에 대한 우리사회의 시선은 이중적이다.

저임금의 열악한 노동조건에서 우리 경제의 밑받침을 이루고 있다는 시선이 있는가 하면 “우리 일자리를 외국인들이 빼앗고 있다”며 청년실업과 비정규직 문제의 원인을 이주노동자 탓으로 돌리는 제노포비아(Xenophobia·외국인혐오)도 고개를 들고 있다.

외국 이민자들이 국내에 들어와 일자리를 차지하고 다문화가정을 이루는 데 대해 거부감을 느끼는 심리가 은근히 깊어지고 있다.

몇몇 포털사이트에는 다문화 정책을 반대하는 인터넷카페가 왕성한 활동을 보이며 이주민에 대한 격한 감정을 토해내고 있다.

이런 현상이 원곡동 다문화특구지역에 국제범죄수사대를 설치하는 논란으로 비화되고 있는 것이다.

안산은 우리나라 다문화정책의 중심이다. 그렇기 때문에 더 더욱 노르웨이의 비극을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

하지만 현재 우리 사회가 폭력적인 극단주의를 얼마나 건강하게 막아낼 수 있을지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이주민을 격리하고 잠재적 범죄자로 규정하며 관리하고 통제하는 방법으로는 노르웨이 참사와 같은 비극을 막을 수 없다.

사회적 포용성과 정치적 관용을 늘려 나가는 길만이 반이민 폭력사태를 막을 수 있는 해답이다.

노르웨이의 총리는 이번 테러에 대해 ‘더 강한 민주주의와 더 큰 관용의 정신으로 보복하겠다’고 말했다. 그 수준이 감탄스럽기까지 하다.

‘테러에는 더 큰 보복’이라는 방식으로는 지구촌의 평화와 화해에 대한 희망은 점점 약해질 수 밖에 없다는 걸 노르웨이 총리는 웅변하고 있는 것이다.

안산이 더불어 살아가는 국제도시가 되기 위해 인종적, 종교적, 경제적 공존의 철학이 있는지 다시 한번 되짚어 볼 때다.

우리안산넷  webmaster@ansansm.co.kr

<저작권자 © 안산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