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배의원의 FTA 궤변을 비판한다


▲ 김석훈 한나라당 안산시단원갑위원장

천정배의원이 지난 3일 美의회 전문지 <더 힐(The Hill)>의 ‘콩그레스 블로그’에 한-미 FTA에 찬성하는 미의원들을 설득하기 위해서라는 구차한 이유로 글을 올렸다. 이글에서 보여주는 천의원의 한-미 FTA에 대한 왜곡된 주장과 그동안 보여준 행태에 대해 국민의 한사람으로 부끄러울 뿐이다.

먼저, 美의회 전문지에 기고한 내용을 살펴보기 전에 천정배의원은 한-미 FTA에 관한 자신의 동키호테식 갈지자 행보에 대해 국민부터 설득시켜야한다. 정치인의 제일 덕목은 신뢰이기 때문이다.

천 의원은 노무현 정부 법무장관 시절이던 2006년 7월 제2차 한-미 FTA 협상 반대시위 관련 정부 공동 담화문에서 “미국과의 FTA는 세계 최대시장인 대미수출을 늘릴 뿐 아니라 우리 경제·사회 시스템과 경쟁력을 한 단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자신하면서 “한미 FTA가 국가 전체적으로는 이익이 된다 해도 일부 취약 부문에서는 어느 정도 피해가 예상되는 게 사실”이고 “정부는 취약분야가 최대한 보호될 수 있도록 협상을 하는 동시에 취약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지원 대책도 면밀하게 수립해 나갈 것”이라며 그가 한-미 FTA의 반대이유로 내세우는 독소조항이 포함된 한-미 FTA를 적극 찬성하는 모양새를 취한다.

그러나 법무장관에서 물러난 뒤인 2007년 초 갑자기 본인의 입장이 180도 바뀐 부분에 대해 납득할만한 설명이나 해명도 없이 26일 동안 목숨을 건 단식까지 하며 한-미 FTA 반대로 돌아섰다. 천의원의 FTA 반대 행보는 미국에만 국한하지 않고 지난 5월에는 ‘한-유럽연합(EU) FTA도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장외 투쟁’에서는 “당면한 한-EU FTA를 반드시 막아내자”고 제안하기도 한다.

이렇게 한-미 FTA 반대에 거품을 물던 천의원도 한-미 FTA전에 타결되었던, 투자자국가제소(ISD)와 역진방지(레킷), 서비스 개방의 네거티브 리스트 등 자신이 독소조항이라고 떠들어대게 될 조항이 포함된 한-싱가포르, 한-칠레 FTA에는 아무 반대없이 찬성한다. 한-미 FTA와 한-EU FTA를 반대하는 천 의원이 농수산물 강국인 칠레와의 FTA에는 찬성한 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난감할 뿐이다.

천의원의 원칙도 명분도 없는 주장과 행동은 책임있는 정치인의 자세가 아니다. 이제 자신과 국민을 기만하는 그동안의 행보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하는 진정성을 보여야 할 것이다.

다음은 “한-미 무역협정은 두 나라 모두에 손해”라는 美의회 전문지에 기고한 내용을 살펴보자. 천의원은 기고문에서 한-미 FTA는 양국에 충성도 없는 다국적 기업들의 조작(fabrication)”이라고 주장하고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이 美제조업 분야에서 엄청난 일자리 손실을 가져왔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며 한미 FTA 전문에 따르면 많은 물품 생산에 있어서 65%까지 역외아웃소싱이 가능해서 미국의 일자리가 줄어든다고 미의원들을 설득하고 있다.

FTA 협상이 쉽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서로 협상을 서두르는 까닭은 FTA가 체결국간 모두 이익이라는 것이 기존의 FTA를 통해 입증되었기 때문이며 따라서 FTA를 둘러싸고 조금이라도 더 많은 이익을 보려는 이해 당사국간의 협상이 더욱 치열한 것이다.

그런데 미국 의회가 어렵사리 FTA 비준에 합의한 시점에 양국이 ‘lose-lose’ 게임이라는 논리로 미의원들을 설득할 수 있다고 믿는 천의원이야 말로 순진하다 못해 미숙하다. 미의원들이야 말로 천의원이 걱정하지 않아도 좋을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물불 가리지 않는 외교 전략의 전문가들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전문가들과 자동차업체 등 관련 수출업체들은 우리쪽 이익이 더 크다고 인정하고 있는 마당에 미국의 일자리를 걱정하는 대한민국의 중진의원이 미의원들에게는 얼마나 한심하게 보일 것인가.

또한 많은 한국인들이 이 협정을 굴욕적이고 불공정하다고 생각한다는 천의원의 주장은 허무개그를 보는 것 같다. 최근 민주당 조사를 포함 여론조사에 따르면 찬성이 반대보다 훨씬 많다. 이글의 해명을 위해 YTN의 앵커와의 인터뷰에서 기고문에 개인적인 견해를 말한다고 했는데 많은 국민들이 반대한다는 것도 개인적인 생각인가? 안희정 충남지사도 재협상 전후 큰 차이는 없으며, 노무현 정부의 협상은 잘 됐지만 이명박 정부의 재협상으로 나빠졌으니 반대한다는 것은 논리적 모순이라고 말하고 있을 정도다.

한·미 FTA는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6년 2월 협상을 개시, 1년5개월에 걸친 협상 끝에 2007년 6월 30일 체결됐다. 노무현 정부가 한-미 FTA를 추진했던 것은 멀지 않은 시기에 할 수밖에 없는 한·중 FTA에 앞서 대중(對中)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전략적 고려 때문이었다. 상대방을 설득하기위해 궤변을 내세우는 것보다는 한-미 FTA로 인한 피해를 줄이고 취약한 부분을 강화시킬지 국회에서 논의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야 말로 국민을 편안하게 하는 책임있는 정치인의 모습일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보려 한다고 일찍이 카이사르는 말했다. 보고 싶지 않고 보지 못한 것들이 무엇인지, 대권주자로 나서는 것이 민주당과 국민을 위해서 이바지하는 길이라고 생각하는 천정배의원은 먼저 성찰하기를 간곡하게 바란다.

김석훈 한나라당 안산단원갑 위원장

트윗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