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시 공직자들의 기강 해이가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 5월 안산시 고위공무원이 업무와 관련된 업체로부터 금품이 오고간 사실이 검찰에 적발돼 기소돼 재판이 진행중이다.

그런데 일부 공무원들이 중심이 돼 법원에 비리 공무원을 선처해 달라는 탄원서를 제출할 모양이다.

이뿐인가. 지난 8월 감사원은 폐기물 자원화시설에 특혜를 줘 1년3개월이 지난 4월 현재까지 자원화시설 중 폐수처리시설을 가동하지 못하게 한 공무원을 징계하라고 밝혔다.

또한 개발행위를 금지된 녹지지역에 사무소용 근린생활시설과 단독주택을 허가해준 안산시 개발행위허가 업무 관련 공무원 3명에 대해서도 징계를 요구했다.

급기야는 동사무소에 근무하는 고위공직자가 모령의 여성과 부적절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자리를 옮기는 사태까지 발생하고 있다.

또한 본청에 근무하는 또 다른 공무원은 유부녀와 부적절한 관계가 들통 나 좌천되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

사태가 이 지경인데 안산시는 공직 기강을 바로 세울 특단의 조치를 내리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민주노동당에 당비를 낸 일부 공무원들에게는 법원의 판단이 있기도 전에 발빠르게 징계를 내린 모습은 이율배반적이다.

경기도교육청이 법원의 판단이 있기 전까지는 징계를 내릴 수 없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기 때문이다.

공직사회의 부패는 필연적으로 도시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그 피해가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보다 더 큰 문제는 공직사회의 이 같은 부패가 시민들에게 영향을 미쳐 도덕적 불감증을 확산시키게 된다는 점이다.

공직자가 청렴하고 모범적이어야 함은 두말할 필요조차 없다. 공직자가 공정하지 못하고 비리 쪽으로 치우치면 우리사회 전체는 비리가 만연할 수밖에 없고 결국 국가의 운명도 암흑의 세계로 추락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 사회에 만연한 도덕 불감증을 바로 잡으려면 먼저 공직사회부터 바로 잡아야하고, 그러자면 공직자들이 솔선수범해야 한다.

안산은 역대 민선자치단체장들이 비리에 연루돼 사법처리가 되는 등 비리도시로 낙인돼 도시이미지가 추락한 경험이 있다.

이를 공직사회는 물론 시민사회가 힘을 모야 투명하고 공정한 지역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해 2009년에는 경기도에서 청렴도 2위까지 달성했다.

이런 노력들이 헛되지 말아야 한다.

감찰이나 사정활동은 당연히 강화돼야 하겠지만, 잘못된 관행을 과감히 끊어버리는 공직자 스스로의 자정 노력이 더욱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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