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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학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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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시즌 내내 경기를 했는데, 또 무슨 훈련을 하냐고, 그것도 왜 그렇게 힘든 훈련을 해야 하냐고 할 지 모릅니다. 하지만 스타선수라고 해도 이 단체합숙훈련기간을 소홀히 하면 다음 정규시즌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힘듭니다. 도대체 이 단체합숙훈련기간에 무엇을 하기에, 힘든 정규시즌을 끝낸 선수들이 기필코 참여할까요?
프로선수들의 단체합숙훈련은 원칙적으로 화려한 기술을 익히는 기간이 아니라, 기본기를 다지는 기간입니다. 기초가 든든해야, 온갖 화려한 응용기술을 안정적으로 구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많은 프로구단들은 정규시즌 중이라도 필요하다고 판단될 때에는 기본기를 다지기 위해 선수들을 하위리그로 내려 보내기도 합니다. 모두 기본의 중요성을 알기 때문에 시행되는 제도입니다.
이런 ‘기본기 다지기’는 프로선수들에게만 요구되는 것은 아닙니다. 학계(學界)에도 ‘기초’ 또는 ‘순수학문’으로 분류되는 분야들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이 분야들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돈벌이보다는 순수한 학문적 열정 때문에 이 분야들에 뛰어듭니다. 왜냐하면 일반적으로‘응용학문’ 분야들에 비하여 일자리도, 보수도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세계를 선도하는 국가들은 예외 없이 기초 또는 순수학문분야를 보호, 육성하기 위해 막대한 노력을 기울입니다. 그들도 기초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상누각(沙上樓閣)은 당장은 짓기 빠르고 편할지 몰라도, 결코 오래 견딜 수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는 ‘응용기술’이 뛰어난 나라입니다. 그래서 특히 IT 분야에 있어서는, 우리나라 기업들이 세계적으로 단연 두각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일부 분야에 대해서는, 당분간 위협적인 도전자가 나올 수 없다는 평가도 받고 있습니다. 각종 국가정책과 제도들 역시 급변하는 세계정세에 맞추어 발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발생하고 있는 초대형 사건들은 우리나라가 기본기를 다시 다져야할 때가 되었음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지난 주 발생한 사상초유의 전국적 단전사태는 당시 알려진 것보다 훨씬 심각한 문제였음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당시 300만kw 이상 유지되고 있다던 예비전력이 실제로는 20만kw 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고 보도되었습니다. 일부 언론은 이 수치조차 믿을 수 없다고도 했습니다. 만일 제때 순환단전을 하지 않았더라면, 전국적인 ‘블랙아웃’이 발생하고, 국가적으로 상상하기 힘든 엄청난 손실이 발생할 뻔 했다는 뜻입니다. 비록 이 사태로 인해 주무부서 장관이 사의를 표했다고는 하지만, 이런 전력부족 문제와 공직기강해이 문제는 결코 장관 한 사람이 사퇴한다고 해결되지 않습니다.
또한 단순히 한국전력이나 전력거래소의 책임자를 문책한다고 해결될 문제도 아닙니다. 국가의 ‘피’와 같은 전력 에너지의 공급이 백척간두에 섰다는 것은 국가안보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국가 에너지 정책과 국가안보라는 시각에서 정치권과 전문가들이 장기적인 로드맵을 마련해야 합니다.
또한 최근 몇 달 간 지속되고 있는 저축은행발 금융위기는 유럽발 세계금융 위기와 맞물려 우리 경제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축은행사태는 단순한 금융문제가 아닙니다. 현재의 저축은행사태는 기본적으로 비리사건입니다. 각종 불법대출과 허위 공표, 조직적인 비자금 조성 등, 온갖 비리의 집약판입니다. 더구나 주요 피해자가 우리나라의 사회적 약자들이라는 것이 더 큰 문제입니다. 저축은행에 전재산을 맡긴 60대 이상의 노인들, 중산층 이하의 서민들, 그리고 소규모 자영업자들이 가장 큰 피해자들입니다. 그리고 이 저축은행들의 주가들이 곤두박질하면서 주식투자개미들은 또 다시 큰손들과 외국투자자들의 희생양이 되었습니다.
즉 이 사고로 우리나라의 밑바닥 민심이 심각하게 동요하고 있습니다. 현정권과 경쟁관계에 서 있는 정파들은 이 사태가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초등학교식 산수를 버려야 합니다. 왜냐하면 국민들은 현정치권 전체를 불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증거는 현재 서울시장 보선을 놓고 벌어지는 후보들의 지지율 변화를 보면 알 수 있지 않습니까? 그러므로, 모든 정치권과 전문가들은 자신들의 이해득실을 따지며 대국민 ‘쇼’를 할 생각을 하지 말고, 진심으로 이 나라와 민족을 위해 이 사태를 근본부터 다시 확실하게 정리해야 합니다. 현사태를 결코 대충 봉합하고 넘기려고 해서는 안 됩니다.
아무리 세계적인 스타 선수라도 슬럼프는 찾아옵니다. 하지만 그 슬럼프를 위기로 만드느냐, 재도약의 기회로 만드느냐는 그 선수가 얼마나 빨리 기본기를 회복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우리나라 역시 슬럼프에 빠졌습니다. 온 국민이 힘을 모아 국가의 기본기를 회복할 때입니다.
김학중 꿈의교회 담임목사 webmaster@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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