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동(행정구역상 반월동) 칠보산 초입에서 ‘숲속의 음악마을’이라는 라이브 카페를 운영하며 음악봉사를 하고 있는 김지호 씨.

△80년대 말 인기그룹 ‘서울패밀리’의 보컬 김지호 씨(그는 연예계를 떠났지만 여전히 음악을 통해 사랑을 나누고 있다).

김 씨는 지난 1997년부터 무료로 통기타, 섹스폰 등의 악기지도와 노래지도를 통해 음악봉사를 펼쳐오고 있는데 매년 봄과 가을 두 차례씩 작은 음악회를 열고 그 수익금은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선뜻 내놓고 있는 ‘기부 천사’다.

그가 다음달 22일 자신의 카페에서 ‘숲 속의 음악마을 사랑나눔 콘서트’를 개최한다. 김 씨로부터 음악지도를 받은 제자들과 함께 펼치는 콘서트는 단순히 듣고 즐기는 음악회를 넘어 어려운 이웃들을 위한 사랑 나눔을 할 수 있는 따뜻한 자리로 마련된다.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인기가수는 아니었지만 가요계를 은퇴하고 조용한 생활이 그리워 아무 연고도 없는 이 곳(사사동212-5)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방송 출연을 하지 않은 채 대중들로부터 떠나긴 했지만 음악은 제 삶의 전부였죠. 그래서 시작한 것이 음악 봉사입니다.”

김지호 씨는 젊은 시절, 제법 알려진 그룹의 보컬로 활동한 적이 있다고 했다. 김 씨가 자신을 가수 출신이라고 소개했을 때, 처음에는 단순히 음악에 관심이 많은 정도의 야간업소에서 노래를 불렀던 사람 정도로 생각했다.

하지만 그의 가수 경력은 무척이나 화려했다. 연예인, 특히 가수들에게는 문외한이었던 기자의 머리 속에도 각인되어 있을 정도의 인기그룹 멤버였기 때문이다.

김지호 씨는 바로 ‘내일이 찾아와도’, ‘이제는’ 등의 곡을 히트시키며, 지난 1986년부터 1992년까지 활동한 ‘서울패밀리’의 보컬 출신이었다.

“연예계 생활은 무척이나 바쁘고 화려했습니다. 음악을 사랑했기에 무대에서 노래를 부를 수 있다는 것만으로 행복했던 시절이었죠. 하지만 서울패밀리 초창기 멤버였던 위청일 씨가 그룹을 떠나면서 팀도 해체됐죠.”

그렇게 김 씨는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연예계를 떠나게 됐다고 했다. 그리고 97년에 ‘숲속의 음악마을’이란 카페를 열고 자신만의 조용하고도 여유로운 삶을 시작했다고 했다.

자연인으로 삶은 그에게 음악을 통해 나눌 수 있는 인생을 살게 했다. 모든 걸 다 버린다고 해도 연주하며 노래를 부르는 것 만큼은 절대 포기할 수 없었다.

이런 그의 음악 사랑이 이웃들과 나누는 사랑으로 발전했다. 김지호 씨는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무료로 음악을 가르치는 봉사를 하게 됐고 제자들과 콘서트를 열며 이를 통해 얻은 수익을 어려운 사람들과 함께 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올해 봄까지 5년 동안 9번이나 사랑 나눔 음악회를 열고 오는 10월 22일 제10회 나눔 콘서트를 개최하게 된다.

“사랑 나눔 콘서트는 ‘사랑나눔’, ‘보람’, ‘행복’의 3가지 느낌이 하나 되는 음악회입니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차 한잔 마시며, 감미로운 연주와 노래가 흐르는 따뜻한 희망의 시간이죠. 가벼운 마음으로 오신 분들이 큰 기쁨을 갖고 돌아갈 수 있는 콘서트가 될 것입니다.”

김지호 씨가 부르던 ‘이제는’의 (그렇게 좋던 그날이 그렇게 사랑한 날이/이제는 사라져가고 슬픔만 남아 버렸네)는 그에게 사라지고 슬픔이 아닌 사랑과 행복, 그리고 나눔을 남기고 있다.

김선광 기자  ace1357@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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