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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학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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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도가니>를 통해 광주 인화학교는 사법기관의 재조사 대상이 되었고, 광주교육청은 관련 교사 6명에 대한 징계를 요구했습니다. 또한 광주시는 인화학교와 관련시설의 법인허가를 취소하기로 방침을 정했습니다. 실로 한 영화의 영향력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를 잘 보여주는 예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일반 시민들의 반응은 물론이거니와 정부와 시민단체들의 대책 역시 또 다른 ‘미봉책(彌縫策)’을 만들고 끝날 것이라는 우려를 자아냅니다. 왜냐하면, 현재 대부분의 논의들이 ‘재발방지 대책’, ‘장애시설에 대한 감독강화’, ‘유사범죄에 대한 처벌강화’ 등 수용시설에 대한 외적(外的) 통제에 집중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외적 통제에 관한 법규와 체제를 갖추는 것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더욱 근본적인 대책은 ‘내적 역량강화’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내적 역량’이란 단순한 ‘수용능력’만을 뜻하는 것이 아닙니다. 장애인들의 ‘행복’을 위해 마련되는 일체의 ‘복지(福祉) 프로그램과 자원 확보’를 뜻하는 것입니다. 즉 장애인들을 단순한 ‘통제와 관리’의 대상으로만 보지 않고, 그들이 자신과 이 사회를 위하여 보람 있는 역할을 해낼 수 있도록 돕는 ‘사회적 기반 확충’을 뜻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장애인들이 현재 얼마나 ‘방치’되고 있는가를 보여 주는 한 지표가 경찰청에 의해 국회로 제공되었습니다(2011.10.3.).
그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각종 범죄에 연루된 정신이상자가 1,879명입니다. 2008년 이후 매년 2천 명에 육박하는 정신이상자들이 범죄에 연루되고 있으며, 올해는 현재 추세로 볼 때 2천 명을 넘어설 전망입니다. 물론 이 ‘정신이상자’의 범주에는 ‘정신박약자’와 ‘정신장애자’는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만일 이들을 포함하여 정신이상자의 범죄연루건수를 통계내면, 작년의 경우 약4천 명이 증가합니다. 이들의 범죄유형도 다양해서, 단순한 절도로부터 시작하여 살인, 강간, 방화에 이르는 강력범죄도 자행되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여기까지는 차라리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정신이상자들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의 범죄연루건수도 증가추세에 있기 때문입니다.
정말 큰 문제는 재범비율입니다. 정신이상자들의 재범비율은 32.1%로 일반인들보다 8%가량 높습니다. 특히 강력범죄자의 재범비율이 매우 높아서, 방화는 40%, 살인은 39%, 폭력은 32%에 달합니다.
결국 형사책임을 묻기도 어려운 정신이상자들의 강력범죄는 이 사회의 깊은 고민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은 관련당국들이 정신이상자들에 대한 적절한 ‘수용 및 관리’조차 시행하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지적장애인들이 이 사회에서 사랑받는 주체가 될 수 있겠습니까? 오히려 조롱과 기피대상으로 몰릴 뿐입니다. 다시 말하면, 우리사회가 정신이상자들을 이 사회의 ‘애물단지’로 고착화시키고 있는 셈입니다.
이 정신이상자의 범죄에 관한 자료는 우리나라 장애인 정책의 한 단면을 보여줍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장애인 정책은 장애인들에 대한 적절한 ‘수용’ 수준조차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습니다. 적절한 수용능력을 확보해야 그 다음 ‘관리’에 대하여 논할 수 있는데, 이런 1차 요건마저 충족시키지 못한 상황에서 그 이후의 논의는 탁상공론에 불과합니다.
즉 현재의 장애인 정책은 장애인들을 ‘기피 혹은 격리대상’으로 고착화시킬 뿐, 그들을 이 사회의 주요한 성장 및 발전 동력으로 활용할 의지조차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장애인들의 행복을 위한 복지프로그램은 정부와 지자체들이 연중행사로 벌이는 단발성 이벤트를 뜻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 생색내기용 또는 전시행정용 이벤트로는 예산만 낭비할 뿐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할 수 없습니다.
해당 전문가들과 실무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장애인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성심껏, 그리고 장기적으로 마련할 때입니다.
김학중 꿈의교회 담임목사 webmaster@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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