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박종미 |
||
이미 유럽에서는 1980년부터 거리극이 많이 활성화되어 프랑스만 해도 공식 등록된 거리극팀이 800여개가 넘고 비공식팀까지 합쳐 1,000여개의 거리극팀이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스페인은 축제가 일 년 내내 있을 만큼 축제가 제일 많은 나라다. 마치 일하는 데는 관심이 없고 축제하면서 먹고 마시고 노는데 관심이 많은 나라처럼 보인다.
축제가 재미있다. 축제에 참가하는 공연자나 관람객 모두가 맥주와 샌드위치를 들고 이 사이트 저 사이트를 누비고 다닌다. 젊은이들은 떼거지로 몰려다니면서 춤과 웃음으로 광란의 밤을 보낸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늦게까지 잠을 잔다. 저녁 무렵 석양이 지면 사람들이 몰려나온다. 도시전체가 정신없이 복잡하다. 또 다시 재미있고 시끄러운 축제의 향연이 새벽까지 이어진다.
도심 곳곳마다 숨어있는 광장은 시민들의 휴식공간이 되고 축제장소로 아주 적합하다. 주정부 예산에만 의존하지 않고 기업메세나, 각종 후원, 스폰 등이 풍부해 예산이 삭감되거나 변동이 있어도 행사에 차질이 생기지 않는다.
인구의 다섯 배나 되는 타 지역 관광객들이 시내에 몰려들어와 숙박을 하고 돈을 쓴다. 축제관계자들은 축제 기간 내내 수시로 아트마켓, 클럽파티, 런치미팅 등을 하면서 정보교환, 홍보를 하고 관계를 맺는다. 시민들은 시끄러운 소음을 불평하지 않고 상가주민들도 가게마다 축제홍보물을 부착하고 나누어 주면서 적극적으로 도와준다.
겉으로 번드르르하지 않는 소박한 무대, 현수막, 대충 쳐놓은 휘장, 그 속에서 관람객은 행복해 하고 예술을 찬양한다.
우리나라의 거리극은 이제 걸음마 단계다. 안산시 거리극축제는 우리나라 거리극을 대표하는 축제로 이미 국내외 축제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많이 알려져 있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은 멀다. 우리시 거리극축제가 한 단계 도약하려면 지금부터라도 국내외 거리극 관계자들과의 지속적인 교류와 적극적인 홍보 마케팅이 필요하다.
유명한 거리극팀을 초청하고 거리극 전문가들을 데려와 세미나, 미팅, 아트마켓 시장을 펼쳐 정보교환을 해야 한다.
또한 우리시 인구의 몇 배나 되는 관광객이 우리시에 들어와 먹고 자고 쓰게끔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관광객이 잠잘 곳, 대부도나 안산시화호조력발전소 등 관광자원 간의 연계프로그램, 셔틀버스, 외국인통역 안내소 등이 필요하다. 거리극축제를 관광사업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시민의식과 상가·시의회의 협조도 무엇보다 필요하다.
축제를 소비지향적인 행사로 볼 것이냐, 아니면 시의 사활을 거는 관광사업으로 볼 것이냐에 달렸다. 활화산처럼 불타오르던 공단 굴뚝을 숭배하는 시대는 이제 한물갔다.
축제는 돈 버는 관광사업이다. 유럽문화와 우리문화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거리극축제를 그대로 옮겨 놓을 수는 없다.
유럽은 유럽의 삶의 방식이 있듯이 우리는 우리의 전통을 살려가며 우리에게 맞는 축제 문화를 새롭게 창조해야 할 때다.
박종미 안산시 문화예술계장
<저작권자 © 안산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