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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학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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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경제력과 군사력만 갖추면 강한 국가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현재 국제사회에서는 강한 경제력과 군사력를 갖추었음에도 불구하고, ‘강대국’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나라들이 얼마든지 있습니다. 또는 외부에서는 강대국으로 인정하지만, 내부적으로는 매우 취약한 나라들도있습니다. 또한 반대로, 외부에서 볼 때에는 매우 불안한 경제력이나 군사력을 유지하면서도 무시할 수 없는 힘을 과시하는 나라들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경제력과 군사력 외에, 강대국이 되기 위한 또 다른 요소는 무엇일까요? 저는 그 제3의 요소를 ‘애국심’이라고 봅니다. 강한 애국심은 경제력과 군사력을 서로 융합시켜 강한 시너지 효과를 발생시킬 뿐만 아니라, 각계각층의 다양한 목소리와 관점을 하나로 모으는 통합력을 발휘합니다.
이것을 가장 잘 보여주는 나라가 미국입니다. 사실 미국은 하나로 뭉칠 이유보다, 각기 다른 나라로 갈라질 이유가 훨씬 더 많은 나라입니다. 수많은 인종과 문화가 섞여 있고, 이념과 성향조차 천차만별인 사람들이 ‘미국’이라는 거대한 조직으로 묶일 수 있는 이유는 다름 아닌 ‘애국심’입니다. ‘나라(의 이익)를 위해서’라는 명제 아래, 모든 개인과 조직의 사리사욕은 한걸음 물러날 수밖에 없는 조직이 바로 미국입니다.
예를 들면, 15년 전(1996)에 개봉된 영화 ‘더 록(The Rock)’을 기억해보십시오. 그토록 살기등등하던 프랜시스 하멜 장군도 테러리스트가 될지언정, ‘애국자’로서의 자존심만은 버리기를 거부합니다. 그리고 그 애국심 때문에 부하들로부터 신임을 잃고, 마침내 목숨도 잃게 됩니다. 비록 그가 극단적인 방법으로 자신의 요구를 관철하려고 하였지만, ‘나라와 국민을 사랑하는 마음’만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10년 전(2001) 9.11. 사태가 벌어졌을 때에도, 조지 부시 대통령의 대중동 강경정책을 찬성하지 않았던 민주당조차 부시 대통령에게 격려와 응원을 보냈습니다. 비록 자신들의 이념이나 정책과는 다른 길을 가더라도,전쟁중의 장수를 공격하는 것은 ‘애국적’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입니다.
물론 이 결정이 옳았느냐, 틀렸느냐는 또 다른 윤리적인 문제입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미국인들은 적어도 미국의 운명이 걸린 문제에 있어서는 정당, 계층, 인종을 초월하여 하나가 될 줄 아는 애국심을 가졌습니다. 이런 애국심이 안 그래도 강한 미국을 진정 강한 나라로 만드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강한 애국심은 저절로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국민들에게 돈을 뿌려댄다고 애국심이 갑자기 생기는 것도 아닙니다. 이런 강인한 애국심을 불러일으키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바로 ‘조국은 나를 끝까지 버리지 않는다’는 확신입니다.
그래서 미국은 어느 정당이 정권을 잡든 간에, 미국인들의 가슴에 ‘미국은 당신을 끝까지 버리지 않는다’는 확신을 심어줍니다. 미국정부는 미국인 인질 한 명을 구하기 위하여 특수부대를 비롯한 모든 가용수단을 동원하고, 전쟁이 끝난 지 반세기가 넘었어도 포기하지 않고 유해를 발굴하여 본국으로 송환합니다. 그래서 국민들은 나라를 위하여 목숨을 버리는 것을 자랑스러워 하고, 미국 정부는 순국한 사람들을 최선을 다해 영예롭게 만듭니다. 그래서 미국은 오랜 ‘영웅화’의 전통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최근 국가보훈처가 6.25 전쟁 전사자들의 사망보상금으로 ‘5천원’을 지급하자 격분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습니다. 물론 당국자들은 ‘법규미비’를 들먹이며 핑계를 대고 있지만, 그래 보았자 더 큰 질책을 받을 뿐입니다.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는 법망을 피해가며 온갖 부조리를 일삼는 ‘융통성 넘치는’ 공직자들이, 말도 안 되는 법규가 보여도 자신들에게 불이익만 생기지 않으면 ‘고지식하게 법대로’ 처리하는 복지부동의 전형을 보여준 셈이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보수정권’을 표방하는 현 정부에서 이런 사태가 생기도록 방치했다는 것은 치명적인 실수입니다.
지금부터라도 국가지도자들은 ‘자신의 목숨을 기꺼이 버려서라도 지키고 싶은 나라’를 만들 연구를 해야 할 것입니다. 자신들의 정파이해와 정권유지를 위한 ‘쇼’가 아닌, 선거기간에만 외쳐대는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같은 선거용 정책이 아닌, 국가지도자들의 진실한 애국심을 보여주는 철학과 정책이 제시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김학중 꿈의교회 담임 webmaster@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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