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깊어 간다. 올해도 어김없이 지역 곳곳에서는 많은 수의 축제가 열리고 있다. 축제를 통해 지역을 홍보하고 지역경제를 보다 활성화하려는 필요성 때문이다. 지역에서 개최되는 축제의 숫자만큼이나 각종 체육대회 등도 연일 진행되고 있다.

안산은 전국 팔도 출신 인사들이 한 곳에 모여 사는 용광로다.

이로 인해 안산에는 30여개의 사회교육 프로그램이 있고 각 지역별 향우회들이 활발하게 활동하는 곳이다.

지난주에는 충청향우회와 영남향우회가 ‘한마음 체육대회’를 개최했고 이번 주에는 호남향우회 등이 체육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향우회는 고향을 떠나 타지에서 삶을 영위하는 소시민들의 애환을 덜어내고 공동체로서의 자신을 확인하는 소중한 울타리다.

그런 의미에서 ‘향우회 체육대회’는 고향을 떠나온 사람들이 옛 추억을 되새기며 삶의 활력을 되찾고 정체성을 쌓아가는 뜻 깊은 시간일 것이다.

구수한 사투리와 정감어린 어투로 서로를 격려하며 향우회라는 공동체를 통해 생활의 활력소를 느낄 수 있다.

이러한 단합력들이 안산 발전의 원동력으로 작용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하지만 한때 안산지역은 향우회를 중심으로 정치세력들이 이합집산을 반복하고 이로 인해 정책대결과 인물대결이 아닌 향우회 대결 양상으로 치닫는 폐해가 발생한 경험을 시민들은 기억하고 있다.

출신지역이 어디든 우리는 안산에 삶의 뿌리를 내리고 이 곳에 뭍힐 안산인이다.

내년에는 국회의원 선거와 대통령 선거가 예정되어 있어 정치적으로 민감한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선거 시즌이 되면 “너는 어디 쪽이냐”는 질문은 더 기승을 부리며 사람을 불편하게 만든다.

어떻게든 편을 가르는 사회다.

하지만 10월 26일 치러질 서울시장 선거에서 서울지역 호남향우회가 정치적 정립을 선언한 것은 좋은 본보기다.

내 편, 네 편으로 낙인 찍는 풍토에는 정치의 책임이 가장 크겠지만 시민 스스로 이 벽을 극복해야 한다.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 진정한 민주주의라는 말이 있다.

출신지역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서로를 질시하고 경계하는 시대는 이제 끝났다. 안산이라는 커다란 용광로에 팔도의 장점을 융합해 안산발전의 원동력으로 삼아야 한다.

향우들의 화합만이 아닌 안산인의 화합을 이야기하고 실천하자.

내년 가을 이 때쯤에는 특정지역 향우회 체육대회 보다는 팔도인들이 하나가되는 ‘한마음 체육대회’가 개최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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